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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IT 마케팅 은어

by wizmusa 2007. 4. 27.

 IT 업계도 다른 업계와 같이 전문용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용어 중에는 불가피한 게 아니라 마케팅[각주:1] 용도로 쓰이는, 다시 말해 본질을 숨기는 쓰레기들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결국은 Workflow인 BPM은 나름의 차이도 있다면 있는 것이라 애교에 속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X-internet 같은 용어는 착잡함이 앞서네요. 이런 용어 나오기 전부터 액티브엑스로 그 개념을 구현한 제품은 이미 많았습니다.

 Web 2.0도 비슷합니다. 따지고 보면 닷컴 기업 열풍이 사그라지고도 살아남아 잘 되는 IT 서비스를 지칭하게 된 용어인데, 웹이라는 기술 측면으로 접근할 게 못 됩니다.[각주:2]

 2007년도 현재, IT 은어 중 압권은 Service입니다. 쓰는 사람도 상황에 맞게 쓰는지 쉽게 알기 힘든 이 은어는 그 모호성 때문에 지나친 사랑을 받아 결국에는 CRM처럼 추락하지 않을까 싶어요.[각주:3]

 전산실에 있으면서, 전산을 전산실 일로만 보게 하는 좋지 않은 원인 중 하나가 IT 용어라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불가피하게 용어를 쓸 수 밖에 없을 때가 있다는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이걸 잘 하는 사람이 정말 IT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사람인데도요.

 전문용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현업을 애써 무시하고 줄창 전문용어만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뭔가 숨기는 사람입니다. 누군가가 전문용어를 줄줄줄 내뱉고 있을 때 모르면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거나 애라도 쓰는 사람은 믿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핵심을 알 수 없게 한다면 얘기를 더 들을 가치가 없습니다. 용어로 장벽을 쌓는 사람과 무슨 대화가 가능하겠습니까.

김선생 : 휘발류가 나 착하게 산단 얘기 안하디?
창혁 : 착하게 사는 게 뭔데요?
김선생 : (피식~) 50개짜리라고? 영화배우가 몇 명이 필요한데?
창혁 : 총 다섯명. 기술자는 휘발류형이 해주고. 대신 영화배우가 빠꼼해야 됩니다.

- 영화 <범죄의 재구성> 중

 어휘만 다르지 사기 치는 모양새는 같습니다.
  1. 좋게 말해서. [본문으로]
  2. 차라리 블루오션으로 설명하는 게 더 그럴 듯 하겠습니다. [본문으로]
  3. 수많은 실패 사례를 양산하고 어둠에 묻힌 CRM 프로젝트들 덕분에 몇몇 기업에서는 CRM이 기피 용어입니다. 대학에서야 별 생각 없이 쓰겠지만. 물론 CRM이라는 큰 개념의 잘못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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