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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한 받는 소비자는 미련하다

by wizmusa 2007. 5. 20.
 정확히 표현하자면, 제한 받는 소비자는 미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에서 '부동산 버블'을 입력하는 절대 다수의 평범한 사용자는 MS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잘 쓰고 있습니다. 탭 브라우징 같은 복잡한 것(^^)도 잘 모릅니다. 이런 상황은 결코 나쁜 게 아닙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얘기부터 해야겠네요. 작고 경제적인 자동차 티코를 샀다 칩시다. 동사무소 가는 거나 은행 가는 거나 불편이 없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짐을 좀 실을 필요가 있어서 SUV인 소렌토를 샀습니다. 그런데 소렌토를 몰고 동사무소나 은행을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너무 좁았기 때문입니다.[각주:1] 그런데 카페리를 타고 일본에 갔는데 못 가는 데가 없었다고 치죠. 이런 경우 소렌토가 잘못 된 건가요? 우리나라 정부와 은행이 잘못된 건가요?

 비단 파이어폭스나 오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맥슨이나 아반트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은행 사이트 들어갔다가 괴상한 에러가 나거나 페이지가 이동되지 않아서 결국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각주:2] 우리나라에서는 마우스 제스처나 탭 브라우징, 쇼 케이스, 확장 기능 같은 '사치스러운' 기능을 좋아하는 인터넷 파워 유저는 전자정부나 은행에 갈 때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강제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우리나라의 평범한 사용자는 MS 윈도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사용을 강제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현명할 수 없습니다. 무슨 선택권이 있어야 현명하든 말든 할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파이어폭스나 오페라가 다소 경박한 전도사를 핑계로 무시되어서도 안 됩니다. '한가하게' 블로그를 쓰고 읽는 사람들이야 쉽게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우리나라의 정보 장벽은 이미 무시무시하게 높다는 사실을 되새기고 오픈 소스 등의 대안 활동을 지원해야 합니다.
  1. 길은 넓은데 경비원이 괜히 막는다는 비유도 적당하겠습니다. [본문으로]
  2. IE 기반 브라우저에서도 에러를 낼 정도면 액티브 엑스를 기기묘묘한 수준으로 쓰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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