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저장한 데이터는 가시적이지 않다. 맨눈으로 면면을 보기 힘들다. 데이터가 얼마나 쌓였는지 정도는 단순한 질의나 대시보드를 통해 알지만, 쓰레기값이 들어갔는지 내가 찾는 그 데이터인지는 바로 보이지 않는다.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의도한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힘들어진다.
데이터 카탈로그, 메타데이터 관리를 위시한 데이터 품질관리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품질 저하라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일컫는다. 데이터 품질 관리를 표방하는 솔루션 업체마다 관점이나 수준은 다르더라도 데이터 검색/탐색, 주석/문서화, 요약/분포, 생명주기와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이렇게 데이터를 자산으로서 관리하는 솔루션들은 제법 긴 역사를 거 꽤 높은 완성도를 보이지만, 그러한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관리역량 자체는 조직에 뿌리 내리기 쉽지 않다. 데이터 품질관리는 대개 어렵고 번잡하며 성과를 인정 받기 힘들므로, 여전히 실무자들이 회피하는 업무이다. 이런 상태를 크게 개선하지 못한지 벌써 몇 년째일까? 이제는 데이터 품질 관련 솔루션들이 더 발전할 여지가 없는, 다시 말해 기존 User Interface로는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러한 데이터 품질 관리에 가상현실을 도입하면 어떨까? 인간의 뇌는 수렵과 채집으로 먹고 살던 20만 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쇼핑하듯 둘러 보는 데에서 안정감과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데이터 카탈로그와 메타 정보를 쇼룸을 거닐듯 둘러 본다면 데이터 품질의 상태와 변화는 훨씬 더 가시적이 될 것이다. 데이터 관리 수준이 한층 높아지리라 기대한다. 가상현실 기술이 '인간적으로' 발전한다면 각종 메타 데이터를 대형 마트의 진열대를 살피듯 자연스럽게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진열대를 곧이 곧대로 모사하기 보다는 더 효율적인 가상현실 특유의 user interface가 나올 거라 본다. 1
게다가 가상현실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등 업무환경이 탈바꿈할 만한 기술이 벌써 많이 등장했다. 과연 어떻게 변해 나갈까? 장담할 사람은 없다.
- 쇼룸 비유가 싫다면 도서관을 떠올려도 좋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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