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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고객의 소리를 넘으려면 (1)

by wizmusa 2007. 3. 28.

양군 블로그: 고객의 소리(VOC)를 넘어서~
http://yjhyjh.egloos.com/956401

위 글을 읽고 느낀 게 많았습니다. 현업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때로는 현업을 이끌어 나가야 함을 머리로는 아는데 실제 상황에 맞닥뜨리면 양 갈래 길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때가 있었거든요. 저걸 그냥 들어주면 몸이 편하고 책임질 일도 없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마땅히 제시할 의견이 없는 그런 상황을 아시는 분은 아실 겁니다. 위 글은 그런 상황에 대한 적절한 분석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the VOC & Under/Over the VOC

1. VOC: 고객이 공식적으로 말하는 요구사항
2. Under the VOC: 고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귀찮거나 불리하다고 생각해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요구사항
3. Over the VOC: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개선 사항

위의 세 가지 VOC가 모두 충족된다면 현업은 전산 부서에 정말 만족하겠지요. 언급은 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전산 부서를 여러 방면으로 지원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요. 왜 그럴까요? 확실히 B2C 기업같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곳에서는 Under/Over the VOC를 알아내는 것으로 바로 기업과 고객이 Win-Win하는 결과를 낳기는 할 것입니다.

그런데 내부 고객을 상대하는 IT 부서는 좀 다를 때가 있습니다. 고객 측에서 일부러 Under the VOC를 숨기는 경우가 있거든요. 다행스럽게도 발생 빈도는 적은 편입니다만. 현업이 전산 부서에 일을 의뢰할 때 컴퓨터를 포맷하고 재설치하는 것 아닌 이상에는 전산 부서 혼자서 움직이는 일은 없습니다. 업무 어플리케이션 관련하여 일을 의뢰하거나 지시하지만 사실 같이 일을 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렇지 않다면 직무유기 차원을 떠나 전산 일 자체가 안 됩니다. 다시 말해, Under the VOC를 말한다는 것은 내부 고객에게 있어 고생을 자처하는 결과를 낳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Over the VOC를 전산 부서에서 발의하는 게 현업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겠지요?(1)

청기 백기 게임

깃발 움직이라고 시키는 것도 고역일 겁니다

출처: 청기 백기 게임에서 갈무리함


비하인드 스토리야 어찌 됐든 문제는 전산 부서에서 Under the VOC를 알 수 있을 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상황만 모면하는 어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서로 불만족하고 좋게 보지 않는 그런 흔한 모습을 또 보게 된다는 것이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현업이 게을러서 Under the VOC를 말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실체에 가까운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밝히고자 합니다. 선의를 가진 모두에게 좋을 수 있는 해결방법은 분명 존재할 겁니다.

***

(1) 주인 정신에 입각하여 발의하고자 한다면 내부 정치 등을 감안한 정말 길고 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아웃소싱 을 전산 나부랭이들이 '개선'을 논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 글은 제 미디어몹 블로그에도 동일하게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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