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리나라에서 SAP SEM (Strategic Enterprise Management)의 도입은 전산실이나 현업 모두에게 재앙인 경우가 많다. 이게 다 선후가 뒤바뀌어서이다. 1
서구의 기업에서 SAP SEM을 받아들였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SAP SEM을 도입한 회사라면 글자 그대로 그 동안의 비효율적인 노력이 많이 경감되기 때문에 SAP SEM을 환영했을 것이다. 3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르다.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BSC를 이상적인 이론으로만 치부하고 무조건 영업이익, 시장 점유율, 경상이익만 가지고 기업을 운영했다. 그런 상황에서 SAP ERP 도입했다가 임원용 장난감이 없어서 SAP SEM을 덜컥 도입한 기업은, 4
"이딴 걸 뭐 하러 해?"
"차트는 좀 더 이쁜 거 없어?" 5
"색깔이 왜 이렇게 구리구리해?"
등의 불평을 하다가 사장시켜 버리기도 한다. 노튼과 카플란 두 박사가 혀를 찰 일이다. 반면, 잘 쓰는 기업은 잘 쓴다. LG 같이 외국인 임원이 강력하게 BSC 구현을 주장한 곳은 우리나라 평균 수준으로 보기에 꽤 혹독하게 BSC 관리를 하고 있으며 SAP SEM도 잘 써먹는다. 6 물론, SAP SEM이 아니라 다른 회사의 솔루션을 도입하여 잘 활용하는 국내 기업도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7 8
특기할 만한 것은 SAP SEM을 대하는 자세다.
SAP SEM을 사장시킨 기업은 이유가 복합적이어서 설명하기가 곤란한데, 그냥 단순하게 말하자면 SAP SEM에 눌린 곳이다. 성과관리 체계가 없거나 있었어도 지나치게 단순했을 것이다. 그러니 설정 덩어리인 SAP SEM을 보고 '뭐 이리 설정해야 할 게 많지? 이런 거 우리 안 하는데. 피곤한 일만 많아지겠는 걸.' 하고 당황했을 것이다. 9 반면, SAP SEM을 잘 사용하는 기업은 SAP SEM을 단순한 BSC 구현 도구, 시뮬레이션 도구 정도로 본 곳이다. 이미 하고 있는 성과관리이지만 지표의 정확도를 높이고 결과를 빨리 보기 좋게 얻기 위해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알맞은 도구를 도입한 것이다. 10
결론은 시스템이다.
사람에게 덜렁 맡기는 곳은 SAP SEM이 어울리지 않는다. SAP SEM은 R&R이 분명한 곳에서라야 빛을 발한다. 시스템은 방치하면 애물단지가 되지만 부단히 유지보수하면 조직의 수준 하락을 막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그런데도 국내 기업의 경영진들은 서구의 어떤 솔루션 제품을 구입하면 그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 비단 SAP SEM 뿐만 아니라 EDMS, Identity Management, 각종 보안 솔루션들이 모두 솔루션 제품으로써 효과를 얻는 게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 및 제도를 전산 제품으로 보완함으로써 효과를 얻는 것이다. 컨설팅을 통해 미리 변화를 시도하거나 하는 일 없이 무작정 솔루션 제품을 가격만 후려쳐서 들여오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시스템이나 절차/제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어떤 솔루션 제품이든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다. 진주 목걸이를 한 돼지가 안 한 돼지보다 이쁘기는 할 테지만. 11
***
IT 블로그를 분리하기 전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http://www.mediamob.co.kr/wizmusa/Blog.aspx?ID=111552) SEM 관련 주제 글은 이 블로그에서 연재할 계획입니다.
서구의 기업에서 SAP SEM을 받아들였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1.
CEO가 자꾸 재무지표를 가지고 장난을 친다. 꼭 장난을 치지 않더라도 대주주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많이 냈으면 하는데 기업이 제대로 굴러가는 것인지 재무제표는 물론, 관리회계 장부를 봐도 잘 모르는 상황이 아쉽기만 하다. 2
2. 데이비드 노튼과 로버트 카플란 교수가 균형성과지표(BSC, Balanced ScoreCard) 이론을 들고 나왔다. 대주주들이 생각했을 때 잘 조합해서 써먹으면 괜찮겠지 싶었다. 이걸로 성과지표를 만들어서 매년, 매반기, 매분기 결국은 매월 혹은 매주까지 작성하라고 지시를 하달한다.
3. 실무진과 전산실은 죽어난다. 이거 뭐 지표는 왜 이리 바뀌는지 그냥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만 봤으면 확실히 간단할 텐데 EVA니 CFROI니 정의도 불분명한 재무지표들이 왜 이리 잊을만 하면 개발되어 나오는 것인지... 일은 정말 많고 유지보수는 끊이지 않는다.
4. 성과지표를 주루룩 뽑아내는 것도 힘든데 여기에 위험관리에 시뮬레이션까지 가미하잔다. 돌아버릴 지경이다.
4. 짜잔... 죽으라는 법은 없다. 어느 새인가 데이터웨어하우징 기술이 그간의 버그를 꽤 많이 떨치고 제법 쓸만하게 성장했다. 이렇게 저렇게 큐브를 만들고 배치잡 걸어 놓으니 자동으로 요약 테이블이 구성된다.
5. '아예 제품으로 만들자.'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SAP BW의 애드온인 SAP SEM이다. SAP R/3를 운영하는 회사는 생각해 볼 만하다. 맨땅에 헤딩하는 일 없이 기존의 SAP BW BEx 쿼리를 조금만 수정해서 쓸 수도 있다.
2. 데이비드 노튼과 로버트 카플란 교수가 균형성과지표(BSC, Balanced ScoreCard) 이론을 들고 나왔다. 대주주들이 생각했을 때 잘 조합해서 써먹으면 괜찮겠지 싶었다. 이걸로 성과지표를 만들어서 매년, 매반기, 매분기 결국은 매월 혹은 매주까지 작성하라고 지시를 하달한다.
3. 실무진과 전산실은 죽어난다. 이거 뭐 지표는 왜 이리 바뀌는지 그냥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만 봤으면 확실히 간단할 텐데 EVA니 CFROI니 정의도 불분명한 재무지표들이 왜 이리 잊을만 하면 개발되어 나오는 것인지... 일은 정말 많고 유지보수는 끊이지 않는다.
4. 성과지표를 주루룩 뽑아내는 것도 힘든데 여기에 위험관리에 시뮬레이션까지 가미하잔다. 돌아버릴 지경이다.
4. 짜잔... 죽으라는 법은 없다. 어느 새인가 데이터웨어하우징 기술이 그간의 버그를 꽤 많이 떨치고 제법 쓸만하게 성장했다. 이렇게 저렇게 큐브를 만들고 배치잡 걸어 놓으니 자동으로 요약 테이블이 구성된다.
5. '아예 제품으로 만들자.'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SAP BW의 애드온인 SAP SEM이다. SAP R/3를 운영하는 회사는 생각해 볼 만하다. 맨땅에 헤딩하는 일 없이 기존의 SAP BW BEx 쿼리를 조금만 수정해서 쓸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SAP SEM을 도입한 회사라면 글자 그대로 그 동안의 비효율적인 노력이 많이 경감되기 때문에 SAP SEM을 환영했을 것이다. 3
그런데, 우리나라는 다르다.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BSC를 이상적인 이론으로만 치부하고 무조건 영업이익, 시장 점유율, 경상이익만 가지고 기업을 운영했다. 그런 상황에서 SAP ERP 도입했다가 임원용 장난감이 없어서 SAP SEM을 덜컥 도입한 기업은, 4
"이딴 걸 뭐 하러 해?"
"차트는 좀 더 이쁜 거 없어?" 5
"색깔이 왜 이렇게 구리구리해?"
등의 불평을 하다가 사장시켜 버리기도 한다. 노튼과 카플란 두 박사가 혀를 찰 일이다. 반면, 잘 쓰는 기업은 잘 쓴다. LG 같이 외국인 임원이 강력하게 BSC 구현을 주장한 곳은 우리나라 평균 수준으로 보기에 꽤 혹독하게 BSC 관리를 하고 있으며 SAP SEM도 잘 써먹는다. 6 물론, SAP SEM이 아니라 다른 회사의 솔루션을 도입하여 잘 활용하는 국내 기업도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7 8
특기할 만한 것은 SAP SEM을 대하는 자세다.
SAP SEM을 사장시킨 기업은 이유가 복합적이어서 설명하기가 곤란한데, 그냥 단순하게 말하자면 SAP SEM에 눌린 곳이다. 성과관리 체계가 없거나 있었어도 지나치게 단순했을 것이다. 그러니 설정 덩어리인 SAP SEM을 보고 '뭐 이리 설정해야 할 게 많지? 이런 거 우리 안 하는데. 피곤한 일만 많아지겠는 걸.' 하고 당황했을 것이다. 9 반면, SAP SEM을 잘 사용하는 기업은 SAP SEM을 단순한 BSC 구현 도구, 시뮬레이션 도구 정도로 본 곳이다. 이미 하고 있는 성과관리이지만 지표의 정확도를 높이고 결과를 빨리 보기 좋게 얻기 위해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알맞은 도구를 도입한 것이다. 10
결론은 시스템이다.
사람에게 덜렁 맡기는 곳은 SAP SEM이 어울리지 않는다. SAP SEM은 R&R이 분명한 곳에서라야 빛을 발한다. 시스템은 방치하면 애물단지가 되지만 부단히 유지보수하면 조직의 수준 하락을 막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그런데도 국내 기업의 경영진들은 서구의 어떤 솔루션 제품을 구입하면 그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꽤 많다. 비단 SAP SEM 뿐만 아니라 EDMS, Identity Management, 각종 보안 솔루션들이 모두 솔루션 제품으로써 효과를 얻는 게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 및 제도를 전산 제품으로 보완함으로써 효과를 얻는 것이다. 컨설팅을 통해 미리 변화를 시도하거나 하는 일 없이 무작정 솔루션 제품을 가격만 후려쳐서 들여오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시스템이나 절차/제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어떤 솔루션 제품이든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다. 진주 목걸이를 한 돼지가 안 한 돼지보다 이쁘기는 할 테지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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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블로그를 분리하기 전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http://www.mediamob.co.kr/wizmusa/Blog.aspx?ID=111552) SEM 관련 주제 글은 이 블로그에서 연재할 계획입니다.
- 이 글에서는 SAP SEM이 휴페리언, MS Balanced Scorecard Accelarator 등 각종 CPM, 전략 경영 툴을 모두 대표하는 것으로 해두자. [본문으로]
- 이 부분은 2007/07/06 - ERP 구축의 진정한 목적에서 자세히 다루었다. [본문으로]
- 버그 제외. 특히, 동아시아의 2바이트 문자 사용 기업은 별별 해괴한 버그를 다 겪어야 했다. '우리는 잘 되는데.' '아 글쎄, 우리는 안 된다니까!' 물론 넷위버 버전은 유니코드가 기본 설정 사항이다. 특히 동아시아는 무조건 유니코드 간다. 이런 버그는 서로 지겨웠다. [본문으로]
- SAP 관련 지난 글에서 밝히기도 했지만 ERP 구축의 효과를 임원은 잘 느끼지 못한다. 기회가 되면 관련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아니, 내 글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엘리 골드렛의 <신기술 도입의 함정>을 읽으면 잘 알리라 생각한다. [본문으로]
- 넷위버 이전까지는 딱 엑셀 수준의 차트만 지원했다. 그런데 엑셀보다 다루기는 어렵다. [본문으로]
- '개발에 편자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본문으로]
- LG CNS와 자회사인 BnE에서 구현한 EIS (내부적으로 SAP SEM을 활용)는 정말 예쁘고 활용도도 높다. (예쁜 것은 다이나사이트 와 같은 전문 레포팅 솔루션을 활용해서임.) [본문으로]
- 성과관리에 엄격한 국내 기업이 의외로 좀 있다. [본문으로]
- 혹은 사장시키고 싶어하는 기업 [본문으로]
- 물론 그 설정을 안 하는 방법도 있다. [본문으로]
- 안타까운 것은 전산실은 이런 얘기를 현업에게 할 수 없다. 현업 다시 말해 경영진이 내부 성찰이나 변화를 싫어하면 아무 것도 권할 수 있는 게 없다. 더구나 지금 같이 아웃소싱인 경우가 태반인 상황에서는. 그저 기념품 나오니까 관련 세미나나 같이 가자고 옆구리 찌르는 수 밖에. 물론 BSC 같은 큰 일은 이런 걸로는 턱도 없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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