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를 안지 않는 독과점 기업은 사라져야 온당하다. 한국의 많은 대기업들은 정치꾼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악용하여 시장진입의 길목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그러고는 온실 같은 시장에서 경쟁자에 대해서는 고민 없이 장사했다. 때문에 실제고객보다 정치꾼 눈치 보기에만 급급해서 지난 수십 년 간 경쟁력 키울 시간을 날려 버렸다.
최근의 사례로 은행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제1금융권은 자체적으로 신용평가를 하기보다는 안일하게 연대보증과 현물담보에만 의존해 왔다. 이자율이 낮아져도 상환능력이 넘치는 기업에만 싸게 대출 받으라며 구애했다. 그 사이에 소액대출 시장은 외국계 기업인 러시앤캐시에게 넘어갔다. 또한, 보안역량을 무시한 채로 인건비 같이 대고객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이 더 커보이는 인터넷 뱅킹 사업을 멋대로 추진해 왔다. 고객에게는 액티브엑스 기반 보안 솔루션 몇 개를 강제로 쥐어 주었을 뿐이다. 부실한 방어구를 핑계 삼아 과실규명 책임을 피해자인 고객이 떠안도록 했기에, 은행은 법의 비호 아래에서 고객의 피해와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점포를 없애기에 몰두해 왔다.
누군가는 주주가치 관점으로 보면 은행의 리스크 헤징이 대단한 수준이라고 치켜세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객을 짓밟는 리스크 헤징을 긍정적으로 봐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제발 존재의의를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
최근의 카카오뱅크 열풍은 이런 은행의 횡포에 못 견디는 사람들의 탈출열망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지금 이 순간, 한국의 은행들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려고 할까? 여전히 규제 운운하며 잔머리 굴리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변화의 움직임은 미약해 보인다. 시장이 독과점에서 벗어나야 은행들은 정신을 차릴 것이다. 편견이겠지만 지금은 그저 카카오뱅크를 죽이고 싶어할 것만 같다. 몇몇 정치꾼들에게 뇌물이나 불법대출을 몰아주며 시장을 가로챘던 그 때를 그리워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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