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디지털전환(DT)으로 가치를 끌어내려면 결국 내부역량이 필요하다. 단순히 외부 솔루션을 들이기만 하여 달성한 성공사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Fast follower가 가능한 시장과 시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2019년 기준으로 인공지능 도입과 디지털 전환을 고려할 수준인 조직이 fast follower 전략으로 시장우위를 유지하거나 국면을 전환하는 게 가능할까? 대기업 같은 큰 조직이 시간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내부역량을 키우는 게 거의 유일한 방안이다.
다른 방안이 없지는 않다. 담합, 로비와 같이 범법행위에도 꽤 강력한 억지력이 있다. 다만 수출시장을 감안해도 효과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 외국 시장에서도 그럴 만한 힘이 한국에 있을까? 그럴 힘이 없어서 하는 얘기다. 수출시장만이 아니라 내수시장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 따위에는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일본 같은 나라만 베끼며 살다가 미국의 통상압력에 의해서만 관련 법안을 마련해 왔다. 담합과 로비에만 기대어 끼리끼리만 잘 살기에는 외부세력이 너무 강하다.
내부역량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해 보게 한다.
혹은, 해 본 조직을 데려온다. (예: M&A)
결국은 같은 얘기다. 뭔가를 완성해 봐야 현실적인 역량이 생긴다. 흔한 사례로 수영을 든다. 수영법 책만 열심히 들어다 봐야 소용없고, 물에 들어가서 실제로 물장구를 쳐 봐야 수영이 된다. 책을 보는 게 쓸모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책만 보는 건 쓸모없다.
대단한 걸 해 볼 필요는 적다. 키를 넘는 물에 바로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작게 시작해야 두려움을 덜고 시작할 만하다. Toy project나 Pilot project라 불리는 활동을 통해 신기술에 대한 장벽을 무너뜨리며 역량을 쌓을 수 있다. 더불어 이런 프로젝트를 하면 직접 수행한 조직원이 역량과 경험을 쌓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 실험을 목격한 다른 구성원들이 자기 일에 반영할 아이디어를 얻는다. 투자대비효과가 생각보다 크다는 얘기다.
성공사례를 가져 오라는 얘기를 이제까지 꽤 많이 들었다. 갖춘 게 없는 조직은 '갖출 것을 갖춘' 벤치마킹이 유익하다. 사례를 무작정 따라 해서는 소용이 없다. 더구나 이제는 따라 할 사례가 별로 없다. 후발주자를 줄줄이 달고 있거나 황무지를 개척하면서 무슨 사례를 찾는가? 여전히 쌍팔년도를 사는 한국인이 너무 많다. 작은 실험과 빠른 실패를 통해 경험을 쌓아야 실제로 유익한 변화를 끌어낼 힘을 갖추게 된다. 이걸 몰라서 투자를 100% 성공하게 할 증거를 갖고 오라고 억지를 부리는 자는 봉급벌레일 뿐이다.
※ "역량 쌓은 후에 퇴사하면 어떻게 합니까?" 같은 수준 낮은 질문은 없길 바란다.
※ 참고기사: 맥도날드, 이스라엘 인공지능 벤처 인수…"3억달러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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