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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

붓이 낡아도 괜찮을까요?

by wizmusa 2021. 3. 14.

SAPERP 솔루션으로 정말 유명하면서도 신기술 발굴과 적용에 애를 많이 쓰는 기업입니다만, 제 주변에 있는 SAP 업계 종사자들은 속칭 core module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SAP는 삼성그룹을 필두로 한국에서 법인세를 꽤 낸다 싶은 주요 대기업은 상당수 도입한 업무 근간(인프라)인데, 최근 들어서는 변화를 꺼리는 분위기가 압도적인 상황이라 자못 걱정스럽습니다. 결국 하던 대로만 하겠다는 의지에서 기인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SAP가 도입해온 신기술을 일일이 전부 언급하기는 힘드니 사적으로 연관이 있는 주제만 추려봤는데도 꽤 많습니다. MS .NET보다 먼저 BSP로서 제공한 MVC 구조, 주요 개발 언어인 ABAP에도 JAVA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eclipse 개발 환경, 관계형 DB을 제약을 극복하고자 야심차게 개발한 In-memory DB SAP HANA, 데이터 과학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는 SAP HANA R package, 인공지능/머신러닝 개발 프레임워크, 챗봇 등 인공지능 기술요소를 구동하는 Leonardo Machine Learning Foundation 등 지난 십 년 이상 SAP는 쉬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에 걸맞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참 빠지는 곳이 없습니다.

 

SAP Cloud Platform Integration Suite | Cloud | SAP Store

SAP API Business Hub Search, discover, experience, and consume the right APIs, prebuilt integration packs, and business events from SAP and select partners.

www.sapstore.com

하지만 다른 나라는 모르겠고 일단 한국에서는 SAP 인력 나이대가 전반적으로 높습니다. 제가 SAP BW를 접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 이십 대 입문자가 보였는데 어느 시점부터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 중에 삼십 대도 흔하지 않습니다. 다른 IT 분야와 비교하면 기이할 정도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제가 온전히 설명할 깜냥은 못 됩니다. 벌써 그 업계를 5년 넘게 떠나 있기도 합니다. 다만 여전히 SAP BI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정도로 신규인력이 없어도 되는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SAP Korea는 이런 상황을 더 잘 알 테고, 파트너사와 커뮤니티와 함께 이런 저런 노력을 하는 중일 겁니다.

 

KSUG와 함께라면 SUGSUG 성장합니다.

SAP 사용자들을 위한 오픈 커뮤니티

www.ksug.kr

5년 전 같으면 이 정도 노력으로 충분히 개발자(ABAPer, Consultant) 생태계가 선순환하게 되었겠지만, 네카라쿠배와 함께 인공지능, 머신러닝, 디지털전환(DT, DX) 열풍이 밀어 닥친 한국에서는 얼마나 효용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새롭게 자리를 잡아가는 IT 기술을 모두 포용하는 SAP인데 말입니다. SAP Korea의 노력이 부족해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해외에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구축하던 BW조차 Core 모듈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많이 떨어지는 한국 시장이 가진 한계에 기인한 것이겠습니다. 데이터 활용이든 디지털 전환이든 가장 기본이 되는 인프라인 데이터 웨어하우스에도 투자를 아끼는 풍토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며 회사 업무에 IT는 악세사리에 불과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속담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인식이 주류입니다. 명필이라면, 장인이라면, 전문가라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도구를 다채롭게 갖춥니다. 너무나 당연합니다.

 

2021년입니다. 중견기업, 대기업으로서 IT와 무관하게 업무를 수행할 도리는 없습니다. 꼭 SAP여야만 하지는 않습니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정도 되는 조직은 업무 근간이 되는 IT 인프라인 ERP부터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계속 새롭게 유지보수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가끔 SAP 업계 소식을 전해 들을 때마다 저래도 되나 싶습니다. SAP의 실책이라면 별 수 없겠지만, IT를 비용으로만 인지하며 성공사례 소개를 요구하기만 하는 경영진의 무지로 사달이 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이라 예전 성공비법을 고수했다가는 금새 나락이 빠지지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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