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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by wizmusa 2023. 3. 10.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 -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샌드라 블레이크스리 (지은이) / 신상규 (옮긴이) / 바다출판사 / 2015-04-01

원제: Phantoms in the Brain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2893278

 

뇌가 저전력으로 여러 가지 모델을 동시에 처리한다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https://news.hada.io/topic?id=7001) 인공지능 서비스를 운영하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뇌는 정말 미스테리합니다. 단순계산 능력이야 컴퓨터가 압승하지만, 여러 가지 빛, 소리 등의 신호를 거의 동시에 처리하면서 하는 일에 비해 에너지 소비는 상당히 적습니다. 당분간은 인공지능이 쫓아가지 못할 효율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을 접했습니다. 이 책의 태반은 사례 소개입니다. 실제 사례가 아니라면 믿어지지 않는 일투성이입니다. 뇌는 연약한 신체기관이라 단단한 두개골로 보호받으며 웬만하면 망가지지 않도록 세심한 장치가 많이 되어 있지만, 뇌가 부분적으로 망가지거나 뇌는 괜찮아도 신경체계에 혼란이 생기는 일 등이 벌어지면 제3자로서는 섣불리 믿지 못할 현상이 벌어집니다. 절단된 사지를 여전히 의식하며 심지어 고통을 느낀다든지 현실과 구분하기 힘든 현상을 목격하는 것도 모자라 듣기까지 합니다.

 

지금 당장 해보세요! 여러분의 뇌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가 뇌에 대해 아는 게 참 적고 인간은 금세 나약해진다는 사례가 쏟아집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던질 줄 안다는 점은 절대 부인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기는 합니다. 터덜터덜 완독을 해낸 후에 돌이켜 보았습니다. 저자가 내놓은 사례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대기만 하다가 무인도에 다다른 느낌마저 받았습니다. 이 무인도에서는 종교를 빌미로 교만할 수도 없고 내가 보는 게 진리라는 아집을 부리지는 못합니다. 그 정도 깨달음은 얻게 되는 곳인가 봅니다. 그래도 무인도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듭니다.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이 빨리 발달하여 무인도에서 구조해 주길 바랍니다. 정처 없이 표류하기는 싫기에 다시 바다로 뛰어들 엄두는 나지 않습니다. 독자를 이다지도 방황하게 하는 책이 어디 더 있을까 싶습니다.


위에서 인간이 참 나약하고 뇌는 참 쉽게 망가진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물리적인 충격이 아니어도 뇌는 부분적으로라도 참 잘 망가지는 듯싶습니다. 뇌가 고장 났다면, 그렇게 느껴진다면 혼자서 분투하지 마시고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대체로 혼자 이겨내지 못합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지지 정당을 바꾸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저렇게 당당한 태도는 사고 과정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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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사_올리버색스 6
저자의말 12

1 두뇌 속의 유령들 31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애들-패러데이의 실험 단계에 있는 의학의 현주소-두뇌의 해부학적 구조-잠재적 자살 충동을 지닌 여인-두 개의‘웃음회로’-해마를 잃은 남자-두뇌 속의 특화된 모듈들

  뇌졸중을 일으킨 반대편의 자발적 운동능력을 영원히 상실한 환자가 하품할 때에는 양팔을 자발적으로 쭉 뻗을 수 있다. 하품할 때의 움직임은 두뇌의 다른 경로를 통해 조절하기 때문이다.


2 갑작스러운 신체의 상실을 두뇌는 어떻게 극복하는가? 65
갑작스러운 상실-펜필드의 호문쿨루스(두뇌 속의 작은 인간)-환상사지-내 안의 유령을 찾아서-환지통을 동반하는 휘파람-풋페티시의 의학적 기원

  환상사지는 잘려나간 밑동이 아니라 얼굴이나 턱에서 생겨난다. 톰이 웃음을 짓거나 얼굴이나 입술을 움직일 때마다 신경자극은 대뇌피질의 '손' 영역을 자극하고, 손이 원래 장소에 여전히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짜 신호에 의해 자극된 톰의 두뇌는 말 그대로 자신의 팔에 대한 환각을 겪게 된다.

  
3 최초의 성공적인 환상사지 절단 수술 97
팔 없이 태어난 사람도 환상사지를 경험하는가?-너무나 생생한 환상-마비된 사지-환상사지를 치료한 가상현실 상자-통증을 유발하는 잘못된 리매핑-통증은 뇌가 만들어낸 환상인가?-환지통 치료의 가능성-뇌가 만들어낸 허구적 신체상 body image

4 두뇌는 어떻게 세상을 보는가? 139
두뇌는 어떻게 이미지를 인식하는가?-30개의 각기 다른 시각 역-‘마음’의 비밀을 풀어줄 맹시 blindsight-시각피질의 두 경로, ‘어떻게’와‘무엇’-두뇌속에 살고 있는 좀비들

  진화 역사상의 모종의 변덕을 통해 두뇌의 각 부분은 세계의 반대편을 본다. 왼편의 세계는 시각피질의 오른쪽에 매핑되고, 시선 초점의 오른쪽 세계는 왼쪽 시각피질에 매핑된다.

  커피 잔이 차오르는 속도를 파악하고 주전자의 각도를 조정하거나 따르는 속도를 늦출 시점을 알지 못한다. 운동 영역의 손상처럼 뭔가가 잘못되었을 경우, 우리는 비로소 시각이라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 깨닫기 시작한다. 색깔 지각과도 관련이 있어 V4라는 영역이 손상됐을 때에는 완전한 색맹이 된다. 대개 색맹은 유전적 형질로 발현한다.


5 스스로를 이해하려는 두뇌의 모험 173
찰스 보넷 증후군이 보는 생생한 환상-시각의 ‘채워넣음’-어떻게든 맹점 blind spot을 채워 넣는 두뇌-지각적 채워넣음과 개념적 채워넣음-찰스 보넷 증후군의 환각 사례-원숭이를 무릎에 앉힌 의사 선생님-두뇌 속에 월트 디즈니 만화를 넣고 사는 여인-제멋대로 환각을 만들어 내는 두뇌

   맹점을 관통하는 검은 수직선이 채워지는 예시. 모서리를 채우는 것처럼 과도한 작업이 필요한 때에는 맹점을 채워 넣는 신경기제가 모서리를 채우지 못한다. 채워 넣을 수 있는 것과 그러지 못하는 것에는 경계가 있다.

 

맹점 실험

   시각체계는 책상의 색깔과 무늬를 채워 넣기 '위해' 여기에 나뭇결 모양이 있다. 전체가 동일한 나뭇결 재질로 되어 있음이 틀림없다는 식으로 표면에 대한 정보를 삽입한다. 이런 삽입 과정은 엄청난 양의 계산 과정을 절감하게 해준다. 이런 식으로 두뇌는 책상의 모든 부분을 살펴보는 부담을 피할 수 있다. 대신에 느슨한 추측을 활용하는 것이다. (개념적 추측과 지각적 추측의 구분을 염두에 두어라.)

   시력 나쁜 노인들이 '거기에 실제로 없는 것을 보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한다. 시각장애를 가진 500명 중 60여 명이 환각을 겪은 적이 있음을 인정했다. 환각의 내용은 미니 모형 경찰관이 조그만 악당을 초소형 자동차에 태우는 것, 용, 천사, 광대, 작은 요정, 어린 아이 등 다양하다.

   옥스퍼드에서 본 어떤 환자는 왼쪽 시야에서 아이들을 '볼'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들의 웃음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가상의 인물이 실제 의자에 앉아 말을 걸기도 한다. 환각 이미지들이 위협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끔찍한 괴물이나 살상 장면 같은 것은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들이 환각을 겪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늘 쉽게 정상으로 돌아온다.

 

6 두뇌는 어떻게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하는가? 219
편측무시환자-무시 neglect syndrome는 왜 우반구 손상환자에게서만 나타나는가?- 거울인식불능증 또는 거울나라증후군-무시환자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의 왼편

  접시 오른쪽의 음식만 먹는 한 여성은 접시에 어떤 음식이 있고 다 먹으려면 고개를 돌려 왼편의 음식도 쳐다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왼편에 대한 일반적 무관심뿐만 아니라, 왼편을 쳐다보기도 싫어하던 그가 찾은 해결책은 휠체어를 오른쪽으로 340도쯤 크게 돌리면 접시에 남아 있는 음식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왼쪽으로 조금만 돌면 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에게 왼쪽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각적 세계가 왜곡되자 이 이상한 신세계에 순응하기 위해 그들의 기초지식도 왜곡된다. 이는 거울에 비친 것이 실제 대상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도록 만든다.


7 왜 두뇌는 변명에 익숙해졌을까? 243
변명에 익숙한 뇌-질병인식불능증-부정 증후군 denial syndrome에 대한 새로운 질문-부정 증후군에 대한 프로이트적 설명-부정 증후군에 대한 신경학적 설명-부정 증후군 환자들의 자기기만-부정과 기억상실-선택적 기억상실-부정과 프로이트의 심리적 방어기제-신체상에 대한 착각은 교정 가능한가?-유한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인간

  "나는 한 번도 양팔을 자유롭게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인간의 모든 어리석은 측면에 대해서, 또 우리 자신이 얼마나 자기기만에 빠지 쉬운지 생각하게 된다. 20세기 초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안나 프로이트가 말했던 심리적 방어기제가 우스꽝스럽게 과장된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그가 실험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그것을 과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극단적인 경우에 환자들은 팔이나 다리가 마비되었다는 것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침대에서 자기 몸 옆에 놓여 있는 팔다리가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프로이트적 견해의 문제점: 질병인식불능증 환자와 정상인의 심리적 방어기제 사이에 관찰되는 커다란 차이를 설명하지 못한다. 질병인식불능증 증상의 비대칭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거의 언제나 두뇌의 우반구 손상/좌반신 마비일 때에만 부정 현상이 보인다. 좌반구 손상/우반신 마비일 때에는 장애의 부정의 거의 경험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든 마비를 인정하는 진술을 끄집어낸 다음에 방을 나갔다가 10분 후에 돌아오면, 환자는 자신의 '고백'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의 왼팔에 대한 일종의 선택적인 기억상실이다. 자신이 마비되었음을 알아차리고 10분 동안 울었던(파국반응) 한 여성은, 그것이 감정적으로 매우 격한 경험이었을 텐데도 몇 시간이 지나자 그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는 거의 프로이트적인 억압과 같은 것이다.

  (어떻게 발기된 성기의 크기를 쟀는지 궁금할 것이다. 연구자들은 음경혈류측정기라는 장치를 사용했다.)

  프로이트가 주장했던 위대한 혁명의 공통적인 단일 분모: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지구중심적 견해는 지구가 우주의 한 점 먼지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대체), 다윈의 혁명(인간은 유태성숙의 왜소한 털 없는 원숭이로 우연히 진화한 존재), 프로이트 자신에 의한 무의식의 발견(우리가 삶에서 행하는 모든 일은 무의식적인 감정, 욕구, 동기 등에 의해 지배된다. 의식이라는 것은 우리의 행위를 사후적으로 세련되게 정당화하는 빙산의 일간과 같다.)

 

8 ‘진짜’ 나는 누구인가? 297
카프그라 증후군Capgras’syndrome-“내 부모는 가짜예요”-코타르증후군 Cotard’s syndrome-카프그라 망상을 초래하는 시선의 변화-프레골리 Fregoli와 완강한 인종주의-‘진짜’ 나는 누구인가?

  인간을 독특한 존재로 만드는 특징 중 신이나 현상을 초월하는 높은 힘을 믿으려 하는 종교적 성향이 가장 불가사의하다. 사람들은 종교 안에서 위안을 찾는다. 측두엽 간질환자들이 경험하는 강렬한 종교적 황홀경이나 신이 직접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는 주장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9 두뇌는 왜 신을 보았다고 믿는가? 325
신은 어디에 존재하는가?-변연계와 감정-신이 된 남자-종교적 경험에 대한 진화 심리학적 설명-신 God 절개술-위대한 과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번트 신드롬-천재적 재능을 가진 서번트들 사례-서번트의 비밀을 품고 있는 모이랑-서번트들이 결여한 것,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서번트'는 정신적 능력이나 일반지능이 매우 낮지만, '일부' 대단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가령 IQ가 50 이하이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못하지만, 여덟 자리의 소수를 쉽게 생각해내는 사람이 있다. 어떤 뛰어난 수학자도 이렇게 하지 못한다. 어느 서번트는 몇 초 사이에 여섯 자릿수의 세제곱근을 찾아내고 8,388,628을 24번 곱해 140,737,488,355,328을 계산해낸다. 미술이나 음악의 영역은 모든 시대에 걸쳐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함께 선사한 재능 있는 서번트들을 배출했다. (신발끈을 묶지도 못하면서 동시에 세 개의 음악을 연주, 6세이면서 직업 화가 수준으로 그림을 그림.) 이런 사람들은 특수한 재능이 일반지능을 보다 영리하게 사용한 결과라는 주장에 대한 살아 있는 반박이다.


10 인간은 짐승인가, 천사인가? 367
웃음과 진화심리학-웃음의 구조적 메커니즘-거짓경보이론과 어색한 웃음-웃음에 깔려 있는 신경 메커니즘

  코는 냄새를 맡으며 몸에 들어가는 공기를 따뜻하고 축축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화했으나 안경을 걸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손은 나뭇가지를 잡기 위해 진화했지만 계산을 사용할 수도 있다.

  비교생물학 지식이 없고 중간단계의 화석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결코 도출할 수 없는 진화의 산물이 있다. 신은 기술자가 아니라 해커이다. 미소와 같은 인간의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미소는 지금과는 반대인 위협적으로 찌푸린 표정에서 진화했기에 현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거짓위협은 실제로 위협하는 모습에서 진화해 왔다. (무슨 얘기야?)

  다윈은 '인류의 기원'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내가 보기에 우리 인간은 여전히 신체구조 속에 미천한 기원의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11 사라진 쌍둥이를 찾아라! 391
환상임신-‘생각’만으로 종양을 없앨 수 있는가?-마음과 몸의 상호작용-기존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비정상’-다중인격장애

  정상적인 임신 증상을 보였지만 상상임신으로 판별하여 의사는 사산된 상황을 꾸몄다. 복부가 가라앉기까지 할 정도로 다시 임신 이전으로 돌아간 환자는 1주일만에 배가 부른 상태로 병원에 와서 실은 쌍둥이였으므로 하나는 남았다고 태아가 배를 차는 게 느껴진다고 외쳤다.

  무엇이 거짓임신을 야기하는가? 문화적 요인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거짓임신은 1700년대 후반에는 200명에 한 명 꼴로 나타났다가 오늘날에는 10,000면에 한 명 꼴로 줄었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아기를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더불어 임신이 아니라고 확인해줄 초음파 검사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복부가 부풀어오르는 등의 신체현상은 횡격막, 자궁, 호르몬의 복잡한 피드백으로 일어난다. 공기삼킴증이나 위장괄약근으로 조정하여 가스 축적을 증가시키는 일을 무의식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남자가 거짓임신을 하는 사례도 있다. 교감임신이나 의만 증후군의 형태로 나타난다. 임신한 여성에게 감정이입한 남성은 어떤 식으로든 임신 호르몬인 프로락틴의 분비를 일으켜서 일어나는 변화이다. 엉뚱해 보이지만 타마린 원숭이 수컷은 수유를 하는 어미와 가까이 있을 땡 높은 프로락틴 수준을 보인다. 이는 부성애나 자식에 대한 애정을 북돋우고 유아살해를 줄인다.

  서양의학 종사자들은 마음과 몸의 직접적 연결사례를 무시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관찰들이 나타나며 이들의 기존의 표준 모형에 흡수된다. 대부분의 과학자는 벽돌공이지 건축가가 아니다. 그들은 대성당에 단순히 돌 한 개를 더하는 일에 행복을 느낀다. 새로운 관찰이 기존의 구조와 일치하지 않는 비정상일 때가 있다. 이때 과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세 가지이다. (1) 비정상을 무시한다. (일종의 심리학적 부정) (2) 패러다임에 약간의 수정을 가해 비정상을 세계관에 맞게 고친다. 보조가설이 너무 많아지면 나무 자체를 쓰러뜨리기도 한다. (3) 토머스 쿤이 이야기한 패러다임 전환. 과학혁명. 원래의 것과 전혀 닮지 않은 새로운 건축물을 창조한다.

  "이론에 의해 확증되기 전까지 실험 결과를 신뢰하지 마라." - 아서 에딩턴 경. 그러나 모든 비정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들 중 일부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만한 잠재력을 지녔다.

  내가 단 두개의 인격을 가진 환자를 찾았다고 하자. 나는 그에게 두 장의 고지서를 보내 봄으로써 이를 확인할 것이다. 돈을 지불한다면 그는 진짜 다중인격자이다. 지불하지 않는다면 그는 가짜이다. 어떤 경우이든 간에 내가 질 수는 없다.

  아스피린, 디기탈리스, 레세르핀 같은 가장 효과적인 약물 대부분의 기원은 고래의 민간치료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양의학에서 나오는 약물의 30% 이상이 식물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곰팡이를 더하면 그 비율은 더욱 높아진다. 고대 중국의학에서는 종종 상처에 곰팡이를 문질렀다. '동양의 지혜'를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되고, '서양식' 실험을 거쳐야 한다.


12 자아는 두뇌의 어디에 존재하는가? 417
의식의 생물학적 기원에 대한 탐구-우리가 시각이라고 부르는 것-감각질 qualia이 지각에 미치는 향-감각질의 첫 번째 특징, ‘입력의 비가역성’-감각질의 두 번째 특징, ‘출력의 유연성’-감각질의 세 번째 특징, ‘단기기억장치’-우유부단함을 제거하는 감각질-맹점의 ‘채워넣음’과 머리 뒤편의 ‘가역성’-몽유병 환자는 ‘펩시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가?-의식활동을 관장하는 측두엽-자아는 무엇인가?

  의식과 감각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신경자극을 전도하는 이온 통로나 재책기를 조정하는 뇌줄기의 반사작용, 방광을 통제하는 척수의 반사회로를 살펴보는 일은 큰 의미가 없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 현미경으로 실리콘 칩을 들여다보는 일만큼이나 무익한 짓이다.

  측두엽, 특히 왼편 측두엽은 언어의 많은 부분이 표상되는 곳이다. 내가 사과를 보면 측두엽의 활동은 나로 하여금 사과가 갖는 모든 함의를 거의 동시적으로 파악하도록 만든다. 사과를 어떤 종류의 과일로 인지하는 과정이 하측두피질에서 일어난다. 편도는 나의 건강에 대해 사과가 갖는 중요성을 평가하고 베르니케와 여타 영역은 '사과'라는 단어를 포함해 심상들이 불러일으키는 의미의 모든 뉘앙스를 나에게 환기시킨다.

  나는 트리버스의 생각이 크게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논증이 특별히 힘을 발휘하는 특수한 거짓말이 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허풍을 떠는 일이다. 이는 데이터할 기회를 더 많이 갖게 해주고 그 결과 자신의 유전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퍼뜨리게 한다. 자기 기만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스스로가 착각에 빠진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백만장자라고 말하는 것과 스스로 그렇게 믿는 것은 다르다. 후자는 실제로 돈을 쓴다. 최소한 특정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성공적으로 허풍을 떨어서 생기는 이익(구애행위에 대한 대가)이 착각에서 오슨 손실을 크게 상회할 수도 있다. 진화적 전략은 언제나 타협의 문제이다.

  '세계를 관조하는' 사적이고 비물질적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우리의 느낌은 실제로 환상에 불과하다고 신경과학을 포함하는 과학은 말한다. 우리가 관조자이기는커녕 실제 우주 속 사건의 영원한 성쇠의 일부라는 깨달음은 우리를 대단히 자유롭게 해준다. 이런 생각은 궁극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겸손함을 도야하도록 해준다.

  물리적 종으로서의 인간 자체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우주의 어떤 행성에서 어떤 유기체 속에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근복적 중요성을 갖는 사실이다. 우주는 의식적 존재를 통해 자각을 만들어냈다. 이는 하찮은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거나 무심한 맹목적 힘의 사소한 부산물일 수 없다. 우리는 진정 여기에 있도록 의도되었다. - 우주론자인 Paul Davies


주 470

  환자에게 완전히 속아넘어간 산부인과 교수 이야기. 회진시에 정상적인 임신의 경우라며 레지던트와 학생에게 소개했다. 학생들은 임신에 대한 모든 고정적인 징후와 증세를 찾아냈으나 이 환자는 상상임신이었다. 한 여학생이 '돌출 배꼽'을 기억해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림으로써 교수를 당혹하게 만드는 위험을 감수하기까지 학생들은 청진기로 태아의 심장 박동을 들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참고문헌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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