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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명민한 애플, 우직한 삼성전자

by wizmusa 2007. 7. 5.

 삼성전자에서 아이폰에 대항할 스마트폰을 예정에 둔 모양입니다. 이전에 모토롤라 레이저폰이 나오자마자 재빨리 더 좋은 스펙의 슬림폰을 출시했고 LG에서 초콜릿폰을 선 보이자 역시 재빨리 비슷한 개념에 더 익숙한 UI와 기술 스펙을 지닌 모델을 출시햇습니다.

 이번에도 아이폰이 반향을 일으키자 삼성전자의 기술 응용력을 동원하여 더 좋은 모델을 내놓으려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사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AT&T와 결합해서 만든 무제한 이메일/웹 브라우징을 필수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이폰입니다. 삼성전자가 단순하게 '기계'만을 논하는데 반해 애플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항상 '서비스'를 논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가 기계만을 논하게 된 데는 독과점 이동통신사의 폐쇄성이 단단히 한 몫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어떤 혁신을 하려고 해도 딴지를 걸고 훼방을 놓으니까요. 더군다나 무선 인터넷은 지금처럼 CP(Contents Provider, 컨텐트 제공업체)를 '벗겨 먹을' 도리가 없는 이통사에게는 무의미한 세계라서 더욱 그랬을 겁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아이폰 부품의 30%를 공급한다고 합니다. 아이폰보다 나은 스펙의 스마트폰도 내놓는답니다. 기술력은 인정 받은 셈이지요?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보다 잘 팔릴까요? 정답은 아무도 모르겠지요.

 중요한 건, LG전자가 초콜릿폰을 내놓고 모토롤라가 레이저폰을 내놓을 때 삼성전자는 두 제품을 복사만 했지 이때까지 어필할 만한 브랜드를 내놓은 적은 없다는 겁니다. 그냥 튼튼하다는 옛날의 명성만 뜯어 먹을 뿐이군요. 여전히 돈을 잘 벌고 있다면 좋지 않나 싶겠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요? 제도가 막아줄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삼성전자의 상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내외부 모두에 있기 때문에 다른 선택권이 적은 대한민국의 사용자는 그에 대한 댓가를 여러 방면으로 치른다는 사실입니다.

 삼성전자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내부적인 상상력 저해 요인부터 제거해 나가길 바랍니다. "다른 데보다 연봉 좀 높게 주잖아." 같은 걸로 잘 통할 지 어쩔지는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닌데요. 이렇든 저렇든 대한민국 기업의 대표주자 중 하나이니 정당하고 당당하게 살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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