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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산 서비스의 지속성 유지

by wizmusa 2008. 5. 30.
 제목이 어렵기는 한데 요지는 어떻게 하면 전산 서비스를 끊기지 않고 계속 제공하는가에 대한 얘기입니다. 혼동하시면 안되요. 전산 '시스템'을 끊기지 않게 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끊기지 않게 하는 겁니다.

 보통 쓰는 방법이 미러링이니 클러스터링이니 해서 예비 서버를 더 두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능 문제로 서버를 하나 더 두는 것이 아닌 혹시 몰라서 한 대를 더 두는 것이지요. 물론 요즘은 기술과 기법이 많이 발달해서 예비 서버도 놀리지 않고 씁니다. 최초에 돈이 좀 더 들기는 하지만요.

 문제는 경영진의 이해도입니다. 애초에 설명이 잘 됐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서비스 지속성에 돈을 들여야 하는 이유를 모릅니다. 그러면서 주장하지요. 시스템에 결함이 없으면 될 거 아니냐? 결함만 고치면 끊기는 일은 없을 거 아니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산 시스템의 결함을 없애는 건 불가능합니다. 전산 시스템은 자동차보다 훨씬 불확실성이 크거든요. 자동차는 자동차 회사와 긴밀한 협력업체가 만들지만 전산 시스템은 네트워크, 서버, OS, 업무 어플리케이션, 보안 솔루션 등 느슨할 대로 느슨하게 협력하는 업체의 제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알 도리가 없어요.

 그래서 발전한 게 지속성 유지 방안이고요. '시스템'이 아닌 '서비스'를 유지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운영 서버가 고장나면 예비 서버로 대체하고 그 동안 운영 서버를 고치는 방식입니다. 운영 서버가 두 개 이상이라도 맥락은 같아요. 하나가 고장나면 나머지가 감내하는 동안 잽싸게 고장난 곳을 고치는 식이지요. 이렇게만 하면 서비스는 죽지 않습니다. 이상한 당위성을 요구할 게 아니라 무조건 고장날 때를 대비하는 게 현명합니다.

 이 개념은 전산의 모든 곳에 적용해야 합니다. 기계실에 항온항습기를 설비할 예산이 없는 곳은 대개 에어콘을 설치하는데 에어콘도 두 대는 있어야 해요. 그래야 하나가 고장나면 나머지 하나로 버티죠. 에어콘을 두 대 살 예산조차 없는 곳은 잽싸게 냉장고라도 두어 대 끌고 와 선풍기와 같이 돌려댈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고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사용하는 모든 전산 시스템이 실은 이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의 기계실, 데이터센터에서는 하드 디스크 고장 등 갖가지 이유로 전산 시스템이 고장납니다. 그런데 불편했던 적이 생각보다  많지 않죠. 모두 서비스 연속성에 대한 철학이 적절한 사람들 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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