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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생산성 극대화라는 개념의 발전

by wizmusa 2008. 4. 25.
 비주얼 베이직은 C++이나 C#에 비교 당하며 비웃음 당하곤 했던 적이 있습니다. 비주얼 베이직으로 3D 게임을 만들지 못한다는 태생적인 약점 외에도 C 포인터에 능숙한 개발자들에게 특유의 메모리 관리 같은 답답함(?)은 제약으로 느껴지기도 했을 것입니다.

 SAP에서 만드는 패키지 솔루션의 기본 언어인 ABAP은 비주얼 베이직보다 더합니다. 이 녀석은 배열 조차 없습니다. 메모리에 임시 테이블을 만들어 loop를 돌리는 게 일반적이지요.

 아시다시피 이 두 언어는 생산성 극대화라는 목적에 충실합니다. 덜 빠르더라도 덜 이쁘더라도 기본을 갖춘 개발자들이 납득할 만한 성능과 UI로 비즈니스 요구를 충족하는 업무 어플리케이션을 뚝딱뚝딱 만들고 시연하고 고치는 게 가능합니다. 인터넷이 아닌 인트라넷을 염두에 두는 기업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이 같은 개념은 웹 개발로도 확장됐습니다. Visual Basic과 ABAP으로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아예 웹 어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자체에도 생산성을 극대화 하려는 노력이 오래 전부터 이어져서 Enterprise Portal이라는 개념으로 정형화 되었습니다. 당연히 웹 페이지를 직접 코딩하는 것보다 유연성이 덜하고 기능적인 제약도 여전하지만 기본적으로 권한 설정이 쉬우면서도 보안 수준이 높고 몇 가지를 포기한다면 생산성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물론 기업용 어플리케이션에 국한해야 하겠지요.

 기업용 어플리케이션의 대명사인 패키지 ERP 솔루션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업무를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에 비하면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게 SAP R/3 같은 패키지 ERP 솔루션이지만 거버넌스(통제) 실현과 BI 구현 등을 생각하면 도입 비용이 훨씬 비싸더라도 패키지 솔루션을 선택하는 게 훨씬 이익입니다.[각주:1]

 앞으로 기업용 어플리케이션의 개발자들은 큰 회사의 패키지 솔루션에 귀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2008년도 현재와 같은 개발이라는 개념은 하드웨어(로봇)를 제어하는 창고/출하 관리 어플리케이션 같이 패키지 솔루션이 직접적으로 취급하지 못하는 분야에서만 활발할 거라 봅니다. 이조차도 하드웨어 자체를 표준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이렇게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적어지고 프로그래밍할 영역도 적어질 것입니다. 생산성과 기능성의 양립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흐름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기업들이 도입할 게 분명한 완성도 높아진 BI와 BPM에 MS의 Windows Workflow Foundation같은 흐름까지 감안한다면 프로그래밍이라는 행위의 필요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적어질 겁니다.

 프로그래머가 귀해질 시대가 다시금 도래한다는 얘기입니다.

  1. 대기업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얼마 전부터 공감대가 형성된 중소기업 대상의 간소한 ERP 솔루션은 정말 저렴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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