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회의 화면 중 하나
BI 업무의 일환으로 EIS(임원정보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얼마 전에 위 화면과 같은 장표에 필드를 추가하는 작업을 하다 왜 우리나라 경영진은 표를 선호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비단 제 고객사뿐만 아니라 벤치마킹을 갔거나 개인적으로 접한 국내 기업의 EIS 화면 중 살아 남은(!) 쪽은 대개 위와 같은 표 위주의 화면이었습니다. 물론 음수 값이나 뒤떨어지는 값에 붉은 표시를 하는 등 눈에 띄게 하는 장식적인 요소를 더하기는 하지만 어찌 됐든 한눈에 데이터의 흐름이나 상태를 알기 힘들다는 점은 그리 극복하지 못하는 게 표입니다. 강조해 봐야 그 부분을 놓치지 않게 해 주는 정도이지 윤곽을 알게 해주지는 못하거든요. 그래서 엑셀 2010 같은 경우는 스파크 라인 기능을 통해 이를 극복하도록 돕지요. 이조차 어지러워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물론 저렇게 표 위주의 화면이라고 해서 알아 보지 못하지는 않습니다. 화면 상 실수가 있으면 바로 바로 지적이 들어 오거든요. (-_-)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화면을 기어코 해석해 낸다는 얘기겠지요.
솔루션 업체에서 얘기하는 (서구에서 건너 온) 경영진 대상의 EIS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습니다.
- 차트나 신호등을 통해 개략적인 추세를 한 눈에 보거나 위험 요소를 발견한다.
- 클릭하여(drill-down) 보다 상세한 사항을 본다.
(이 때, OLAP 솔루션으로 Adhoc query를 하기도 한다.) - 관련 실무자에게 연락하여 상세 보고를 요구하거나 조치를 지시한다. (UC를 도입했다면 금상첨화)
그런데 우리나라 경영진은 드릴 다운 등의 행위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은지, 클릭하지 않아도 되도록 첫 화면부터 자세한 내용을 요구합니다. 조금이라도 복잡하다 싶으면 외면합니다. 문화적 차이인지 IT에 대한 이해 부족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IS라는 이름으로 시스템을 만든다면 일단 임원들에게 친숙한 정도로 시작하는 게 좋긴 하겠습니다. 그런 연후에 부단한 개선과 다른 시각과 관점에 대한 소개가 덧붙여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IS야 말로 첫술에 배부를 리가 없는 시스템이거든요.
더불어 이러한 개선을 EIS 담당자들만이 전적으로 추진해 봐야 여러모로 수준 미달일 것입니다. 해당 데이터에 사활을 거는 실무진의 역량이 훨씬 중요하겠습니다. 최우선적으로는 수작업 가공을 거치지 않은 최근의 흐름을 EIS든 뭐든 IT를 통해 보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면야 할 수 없고요. 1 2
누굴 욕할 일은 전혀 없습니다. 일단 눈을 붙드는 게 중요하므로 처음에는 어느 이상 기존의 양식에 맞추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파워포인트나 엑셀 문서로는 불가능한 EIS의 장점을 보이다 보면 임원들도 파워포인트 문서 같은 화면을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것이며, 자동화의 기조 아래 쓸 만한 콘텐트를 계속 발굴하여 적시에 제공해 나간다면 보편적인 EIS가 됐든 뭐가 됐든 임직원이 두루 찾는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단, 시간은 꼭 필요하니 애초에 많이 받아 놓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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