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한국 기업(?) 중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SAP를 잘 쓴다. 그런 삼성전자인 만큼 SAP를 도입한 기업으로서 본 받을 만한 점이 많다. 막연히 삼성전자나 되니까 그럴 걸 하는 거라며 자조할 게 아니다. 돈 많은 삼성전자이지만 엄청난 덩치 때문에 하기 힘든 것 또한 많다. 그럼에도 최근 삼성전자는 틀을 탈바꿈하는 돈 많이 드는 힘든 일을 해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해 ERP 자체에 집중하여 정리해 보았다.
아래는 2012년 9월에 있었던 삼성전자의 Global Single Instance(GSI) 사례 발표 장면으로, 당시에 삼성전자에서는 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는데 이 정도는 넘어가 주길 바라면서 올려 본다. 1
프로세스를 표준화 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문화적, (사내)정치적, 감정적 문제는 표준화를 통한 이익 정도는 쉽게 무시하게 한다. 표준화를 추진하면 늘 이상론이나 탁상공론이라는 반론을 헤쳐 나가야 한다. 때문에 IT 투자 이슈에 관해서는 전가의 보도인 'Top의 지원' 2이 필수불가결하다. 이 나라나 저 나라나 이심전심이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면 프로세스 표준화는 당연한 일이다. 표준화라는 가시화의 기반 없이 경영진이 각 나라의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는 일단 표준화를 하겠다는 합의 자체는 성공했다 할 만하다. 나라마다 법제가 달라서 시스템 차원의 완벽한 프로세스 표준화는 정말 어렵지만 분명 기조는 가져가는 게 가능하겠다.
기준정보(마스터 데이터)를 표준화 하는 것 또한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일이다. 이를 테면, 한 법인 내에서도 동일 자재에 대해 다른 코드를 쓰는 경우가 찾아 보면 많다. ERP의 완성도가 이미 꿈도 희망도 없는 수준일 때에 이렇지만 사업부 간 알력 같은 IT 외적인 곳에 원인이 있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래저래 표준화가 불가능한 곳은 Data warehouse 단에서나마 합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방식은 데이터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1~2년 지나면 분석결과가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데이터 품질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기준정보의 글로벌 표준화 이후에는 데이터 품질에 있어 낙제점 받을 일은 거의 없을 거라 본다. 어떻게 보면 이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가능한 최선일 수도 있다. 3
어떤 수준의 템플릿인지 참 궁금하다. 잘만 됐다면 지금쯤은 ERP뿐만 아니라 Business Intelligence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을 것이다.
효율보다는 효과의 제고가 아닐까 한다.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말인 '가시성'이 든 써먹기 좋은 장표다.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삼성전자에서 어떻게 자평하는지 궁금하다.
ERP를 합치다 보니 이런 것도 가능해진 모양이다. 이번에는 저 정도의 절차의 간소화를 이룬 모양인데 GSI가 정착되어 전체적인 그림을 체득한 사람이 많아지면 비즈니스의 각종 절차를 더욱 간소화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2014년 현재, 빅 데이터 얘기가 넘쳐나는 지금의 눈으로 보면 tracking 류에 대한 가시성은 business intelligence 차원에서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건 그것대로 엄청 구현하기 어려운 일이고 GSI 관점으로 보면 사후약방문에 가깝다. 효과 면에서는 GSI가 각종 시각화 작업의 기름진 밭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
ERP 프로젝트, 특히 GSI 프로젝트는 한번에 끝날 도리가 없다. 삼성전자도 아마 GSI ERP 오픈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부단히 안정화와 보완에 힘써 왔을 게 뻔하다. 5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 될까? 꿋꿋한 발전을 기대한다. 4
'SAP' 카테고리의 다른 글
SAP EPM OnDemand 감상 (0) | 2014.04.03 |
---|---|
Agile을 담은 SAP RDS (0) | 2014.02.04 |
SAP의 SOA 구현 전략 (0) | 2013.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