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의 구축적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아무리 IT 인력을 갈아 넣어도 현재 정보 시스템들을 통해 원하는 수준의 원가회계가 안 된다면 1 더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전사총합적인 관점이야 당연히 엑셀로도 잘 산출하겠지만 상품/자재 별, 고객 별 등등의 세부적인 원가를 투명하게 2 보고싶다면 판을 바꿀 수 밖에 없다. 확장성 좋은 패키지 솔루션 3을 기반으로 기업문화에 걸맞는 자체개발 어플리케이션을 잘 조합하면 10년 넘게 쓸 수도 있다. 유능한 아키텍트를 구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4
반면, EIS의 구축적기는 취향이 갈린다. 내 소견은 EIS도 ERP와 동시에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ERP 안정화 이후에 EIS를 구축하는 게 수순이겠지만, ERP의 분석단계부터 EIS를 감안해야 EIS가 본질에 충실해진다. ERP 따로, EIS 따로 구축하면 5 EIS에서 쓸 데이터가 생각보다 훨씬 적다. 아예 없다면 깔끔하게 ERP 보강으로 EIS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지만, 정말 묘하게 데이터는 있는데 자동 갱신이 기본인 EIS 입장에서는 가져다 쓰기 힘들도록 8% 부족한 데이터만 그득하다. 6
ERP 구축도 허덕이는 판국에 무슨 EIS를 논하느냐고 타박할 만도 하지만 ERP의 취지를 생각하면 허투루 넘기지 말아야 할 사안이다. 지극히 단순하게 얘기하면 ERP는 공정한 관리회계를 위해 하며, 관리회계는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위해 한다. EIS는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위한 지표를 제공한다. 7 이 지표들은 회계뿐만 아니라 각 분야를 망라하지만 결국 관리회계로 귀결한다. 때문에 ERP와 다른 레거시 시스템의 데이터로 지표를 산출하지 못함은 ERP의 존재의의에까지 상처를 준다. 8
EIS는 ERP보다 늦은 오픈이 불가피해도 ERP와 같이 요구분석을 시작해야 마땅하다. "그거 어차피 엑셀에서 조정할 수 밖에 없어요.", "마감이 끝나야만 정확한 데이터 9가 나와요."라는 장벽은 버겁기만 할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ERP 구축 때 손 놓고 있으면 나중에는 손 쓸 도리가 없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EIS의 터를 잡아야 나중에라도 EIS를 번듯하게 재정비할 만하다. 굳이 ERP를 한다면 좀 더 신경 쓰는 게 낫다. 10
- 인정을 안 해서 문제. [본문으로]
- 역시 인정 안 해서 문제. [본문으로]
- 레알 투명하게 [본문으로]
- 특히 회계는 자체개발(In-house)이 패키지 솔루션의 수십 년 노하우를 쫓아오지 못한다. [본문으로]
- BI(Business Intelligence) 포함 [본문으로]
- 이게 태반. [본문으로]
- KPI라고 하면 이렇게든 저렇게든 곱게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단 지표라고 부르겠다. [본문으로]
- 아직까지 ERP의 리포트를 뒤적이는 임원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본문으로]
- 사기친다는 얘기는 아니다. [본문으로]
- 그래도 일보가 있다면 일보 수준의 정확도만 보이면 되지 않을까? [본문으로]
'BI'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 해야 EIS가 성공할까? (0) | 2015.02.03 |
---|---|
MS Power BI로 SAP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장점 (0) | 2014.06.30 |
국산 BI 솔루션의 신기원, 비아이매트릭스 (0) | 2013.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