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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

ERP와 EIS의 구축 적기

by wizmusa 2014. 8. 18.

 ERP의 구축적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아무리 IT 인력을 갈아 넣어도[각주:1] 현재 정보 시스템들을 통해 원하는 수준의 원가회계가 안 된다면[각주:2] 더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전사총합적인 관점이야 당연히 엑셀로도 잘 산출하겠지만 상품/자재 별, 고객 별 등등의 세부적인 원가를 투명하게[각주:3] 보고싶다면 판을 바꿀 수 밖에 없다. 확장성 좋은  패키지 솔루션[각주:4]을 기반으로 기업문화에 걸맞는 자체개발 어플리케이션을 잘 조합하면 10년 넘게 쓸 수도 있다. 유능한 아키텍트를 구하는 게 관건일 것이다.


 반면, EIS[각주:5]의 구축적기는 취향이 갈린다. 내 소견은 EIS도 ERP와 동시에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ERP 안정화 이후에 EIS를 구축하는 게 수순이겠지만, ERP의 분석단계부터 EIS를 감안해야 EIS가 본질에 충실해진다. ERP 따로, EIS 따로 구축하면[각주:6] EIS에서 쓸 데이터가 생각보다 훨씬 적다. 아예 없다면 깔끔하게 ERP 보강으로 EIS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지만, 정말 묘하게 데이터는 있는데 자동 갱신이 기본인 EIS 입장에서는 가져다 쓰기 힘들도록 8% 부족한 데이터만 그득하다.


 ERP 구축도 허덕이는 판국에 무슨 EIS를 논하느냐고 타박할 만도 하지만 ERP의 취지를 생각하면 허투루 넘기지 말아야 할 사안이다. 지극히 단순하게 얘기하면 ERP는 공정한 관리회계를 위해 하며, 관리회계는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위해 한다. EIS는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위한 지표[각주:7]를 제공한다.[각주:8] 이 지표들은 회계뿐만 아니라 각 분야를 망라하지만 결국 관리회계로 귀결한다. 때문에 ERP와 다른 레거시 시스템의 데이터로 지표를 산출하지 못함은 ERP의 존재의의에까지 상처를 준다.


 EIS는 ERP보다 늦은 오픈이 불가피해도 ERP와 같이 요구분석을 시작해야 마땅하다. "그거 어차피 엑셀에서 조정[각주:9]할 수 밖에 없어요.", "마감이 끝나야만 정확한 데이터[각주:10]가 나와요."라는 장벽은 버겁기만 할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ERP 구축 때 손 놓고 있으면 나중에는 손 쓸 도리가 없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EIS의 터를 잡아야 나중에라도 EIS를 번듯하게 재정비할 만하다. 굳이 ERP를 한다면 좀 더 신경 쓰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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