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로공사 요금계산소 수납원들이 집단으로 해고 당했다가 본사 정직원으로 복귀한 적이 있습니다. 관련 뉴스는 저와 무관하지 않아 매번 착잡한 마음으로 보곤 했습니다.
실은 정직원으로 복귀할 거라는 소식에도 착잡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는데, 결국 정직원이 되어서도 청소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안은 도로공사가 마냥 횡포를 부리는 것만으로 보기는 힘듭니다. 고속도로 요금계산소 수납원이라는 직업은 몇 년 내로 사라질 게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다차로 하이패스는 차량이 운행속도를 크게 줄여서 시속 30~50KM로 지나갈 수 밖에 없던 기존 기술이 지닌 한계를 벗어나, 위 기사에서는 시속 80KM, 최신 상용화 기술로는 시속 160KM로 지나가도 감당합니다. 단순히 인간 직원을 해고해서 인건비를 회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교통 체증을 상당부분 줄이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도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큽니다. 모르긴 해도 전국에 다차로 하이패스가 놓이는 건 시간 문제이며 전세계적으로도 거스르지 못할 추세로 봐도 무리가 없겠습니다.
단순반복 업무라고 해서 자동화 당하고, 전문지식 업무라고 해서 자동화에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현재 가능한 기술을 적용했을 때에 경쟁자를 압도하거나(도입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되거나) 블루오션처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서 매출폭증이 눈에 보일 정도면 어느 분야든 자동화를 해버리는 식입니다. 아래 기사처럼 리걸테크가 궤도에 오르면 변호사 두세 명이 필요한 업무에 한 명만 투입해도 충분하게 될 듯합니다.
소규모 분쟁 증가..고소 건수 연간 50만 육박
리걸인사이트 국내 최초 AI 딥러닝 활용 서비스
'지능형 계약서 작성' 비용·시간 대폭 절감 장점
반면 단순반복 업무이지만 아마존의 택배 입고/포장 업무처럼 현재 기술로는 도저히 대체할 도리가 없어 사람을 계속 투입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아마존 택배물류 절차는 사람만이 아니라 로봇과 설비라는 '요소'가 서로 물품을 바톤 터치하듯 주고 받아 넘기는 식으로서 아주 매끄러우며 빠릅니다. 아마존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 직원을 추가 고용 중입니다. 다만 인간 직원이 받는 급료가 높지 못하고 업무는 고될 뿐입니다.
자동화 바람은 업종과 분야에 따라 벌써 상당부분 이루고 지나갔거나 진행 중이거나 몇 년 내로 닥칠 어마어마한 해일입니다. 거대한 물결이 휩쓸고 지나갔을 때에 무엇이 남을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기에 감정이 섞여 더욱 그럴 거라고 봅니다. 최근 이십대 청년이 투자에 관심을 많이 쏟는 현상은 어느 정도는 그럴 수 밖에 없겠다 싶습니다. 평생 직장은 물론 평생 직업도 불투명할 정도로 혼란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을 위시한 자동화라는 격랑을 버티려면 제가 생각해도 돈이 그나마 확실한 수단입니다.
격랑은 앞으로 십 년, 이십 년 내내 쉬지 않고 몰아치지는 않을 겁니다. 파도가 잦아든 순간, 물이 빠지는 시기는 생깁니다. 무엇이 꿋꿋하게 혹은 위태롭게 남아 있는지 무엇이 갑작스레 우뚝 솟아 있는지 보며, 무엇에 매달려야 할지 어디에 올라야 할지를 제때에 판단해야 하는 게, 밀레니엄을 사는 우리가 피하지 못할 숙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대신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전기차 생산 계획을 확정짓고, 그 첫 타자로 아이오닉5를 시범 양산 중이다. 이대로라면 완성차 공장의 절반가량은 내연기관차와 함께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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