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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DX는 그냥 해버릇 해야 돌아가는 겁니다.

by wizmusa 2021. 8. 11.

역시 삼성SDS구나 싶은 글을 보았습니다. DX는 I'm ABC를 기반으로 한다는 설명은 경영진에게 돋보이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 저기에서 떠드는 Digitial Transformation은 이런 것이라고 주장하고픈 바를 정말 받아들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본받아야겠습니다.

"I’m ABC"에서 I는 사물인터넷(IoT)을, m은 모바일(mobile)을 말한다. ABC는 각각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를 뜻한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은? - Byline Network

책에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나 ‘4차산업혁명’처럼 난해하고 모호한 말을 쉽게 정의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느껴졌다.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달라 고민을

byline.network

규모가 꽤 큰 조직에서 DX, DT가 왜 안 되는지 경영진이 실무자에게 물었을 때에 대답하기가 참 힘들 겁니다. 대체로 기술 한계가 원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꼭 사내정치라서만이 아니라, 단언하지 못할 부분이 섞여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복합적인 사안을 확신에 차서 청산유수로 떠드는 사람은 수상하다고 밖에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Workflow) Soft8Soft Dictionaries - Verge3D Puzzles Reference

어지간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이미 단위 업무, 작업 단위로는 대체로 최적화한 상태입니다. 이미 할 만치 해 놓은 상황이라 눈에 띄는 문제는 없습니다. 작업과 작업 사이를 디지털 고리로 잇거나, 특정 구간을 디지털 기술로 대체하는 식으로 자동화를 보강하려면 시간이든 비용이든 투자가 필요하겠습니다. Digital transformation(DX, DT)를 표방해야 전체 구간 최적화를 시도할 환경이 갖춰질 거라 봅니다.

오프라인으로 처리하던 업무가 병목으로 작용한다면 온라인으로 옮겨 처리함으로써,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가치가 가시화하며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근거가 나오게 됩니다. 디지털이나 온라인이라고 지칭했으나, 소프트웨어일 수도 있고 사물인터넷일 수도 있고 빅데이터일 수도 있습니다. 온갖 IT 도구를 모두 떠올려도 좋겠습니다. 이 도구들은 이전에 비해 더욱 비용효율적으로 발전했습니다.

What Is Digital Transformation and Its Relationship to the Future of Work? - Online Marketing Institute


2021년 기준으로 도구는 발전했어도 전에 해본 적이 있는 익숙한 개선 방식이 아니므로 기존 조직에서 DX에 능통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어쩌다 선각자가 한둘 나왔다고 해도 DX를 이루기는 힘듭니다. 한두 군데 작은 구간을 바꾸는 영향력을 지닌 구성원이 작고 잦은 시도와 실험으로 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조직 차원으로 보는 눈을 키우도록 이끌며 지원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오직 목표를 세워 이루려는 공감대를 형성한 조직이어야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비즈니스 전문가와 IT 전문가 소통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목표를 정한 조직은 비즈니스 전문가와 IT 전문가가 팀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조직 규모에 따라서는 비즈니스와 IT 사이에서 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이 명시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통상 업무를 기복 없이 실행하면서도 개선을 실행하는 동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실무자와 전문가는 현장 이슈, 현안을 숨기지 않고 계속 도출해야 하는데, 이 때 경영진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꿋꿋이 현장과 소통하며 이슈 우선순위를 관리함으로써, 기업 조직이 움직일 방향을 계속 정해 나가야 합니다.  기업 내 IT 조직은 토이 프로젝트 등으로 신기술 역량을 키우며,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공유하여 현장이 신기술에 대한 개념과 감각을 가지도록 이끌어 나가는 게 최선입니다. 그렇게 아이디어를 그려서 파일럿, PoC를 통해 타당성을 검토하여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매일, 매주, 매달의 개선 1~3%가 쌓이다 보면 기업 경영 프로세스 전반을 파악하게 되며, DX라는 탈바꿈도 가능해집니다.

이제까지의 성공경험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건 보수적인 경영진도 잘 압니다. 아직은 관성으로 흘러갈 뿐입니다. 더불어 지금까지 잘 동작해온 틀을 바꾸거나 더하는 행위가 명령 한 마디로 될 리가 없음 역시 경영진은 잘 압니다. 플랫폼을 구축할 줄 아는 후발기업이 궤도에 올라 시장을 뒤흔드는 시대를 맞아 기존 구성원을 데리고 틀을 바꾸려고 하니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습니다. 침몰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조직에 목표를 부여하는 최고경영자 입장에서 DX는 도구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DX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DX 자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 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걸 잘 알면서도 DX를 먼저 논하는 이유는 조직이 해봐야만 아는 DX를 조직이 해보지 않아 잘 몰라서입니다. 앞서 말한 역량을 키우는 시도를 통해 조직 내에 역량을 갖추고 습관과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조직 내외로 인원이 들고 나도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는 DNA가 생깁니다.

 

언어, 문화, 정책 등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보호장벽이 걷혀나가고 있습니다. 해외선진사례를 베껴서 한국내수 시장에서 힘을 받아 수출로 결실을 맺는 방식을 더는 쓰지 못합니다. 어느새 선진국이 되었기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해야 하므로 IT를 꼭 포함한 비즈니스 역량을 갖춰서 의사결정이 빠르도록 권한을 위임한 능동적인 조직이어야만 지속 가능합니다.

 

가치를 찾을 곳은 어둡지만 헤치고 들어가면 누군가 손전등을 구해 올 텐데 환하다고 가로등 아래에서 없는 가치를 찾는 못난 조직이 많기도 합니다. 달이 차면 기우는 게 진리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차지도 못한 기업이 지리멸렬하게 무너지는 모습은 묵과하자니 마음이 힘듭니다. 분명히 길은 보이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고집 부려 봐야 넘어지고 깨지기만 합니다. 이제라도 칼자루를 쥔 사람이 마음을 바꾸면 할 수 있는 게 꽤 많다고 단언합니다. 용기를 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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