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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IT가, 특히 신기술이 신뢰를 얻으려면

by wizmusa 2023. 3. 12.

빅데이터든 인공지능이든 어떤 신기술이든 경영진의 태반을 차지하는 IT 문외한에게 신뢰를 얻기는 힘들다. 기술의 원리를 이야기해 봐야 심드렁하거나 짜증을 내기 십상이다. 효과 위주로 설명을 하자니 IT 외의 범주를 언급해야 하므로 불가피하게 일이 커지기 마련이다. IT 혹은 IT 수행자에 대한 신뢰가 관건이 되곤 한다. '그게 정말 됩니까? 우리 조직과 파트너가 그 일을 할 수 있습니까?' 그나마 신뢰 문제만 장애물이라면 좀 낫겠지만, 기술 도입의 여파가 전사적이거나 하여 사내정치 구도 따위에 변화를 일으킬 염려가 있다면, 그 기술을 도입하지 않았다가는 조만간 회사가 성장할 동력이 사라지는 한이 있어도 추진이 힘들다. 망하거나 뒤처지는 게 별러서 되는 게 아니다.

 

마지막에 언급한 갈등은 지도자가 기술에 이해가 있거나 긍정적이지 못하면 해결 불가능이니 논외로 하고, 신뢰를 쌓는 문제에만 집중해 보자. 기술에 친화적이지 않은 조직에서 기술, 특히 IT로 신뢰를 얻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들 만하다.

 

신뢰의 주먹 악수

 

1. 사람 대 사람으로 신뢰 쌓기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오랜 기간 같은 조직에 있으며 얼굴을 익히고, 이런 저런 조직 활동을 같이 한 적이 있는 사람과는 일을 도모하기가 어렵지 않다. 친한 것도 친한 것이지만 애로사항과 리스크를 이미 알거나 공유하기가 쉽다. 그렇지 못한 조건이라면, 취미 생활을 같이 하거나 술, 담배를 같이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별 수 없이 대립 혹은 경쟁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친하기 힘들면 임원 같은 위치에 있는 후원자, 지지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비즈니스는 가능한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죄다 여의치 못할 때가 있다. 도저히 인력으로는 되는 게 없기도 한다. 

 

Business Partnership Illustration - people with a star on hands.

2. 작은 성공을 쌓아서 신뢰 얻기

가장 좋은 건 돈과 시간을 덜 들이고 시연이나 파일럿을 개발하여 성과를 내는 게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공을 나누거나 양보하면 때로는 호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수준의 조직에서는 신뢰를 얻을 수 있고 다음에는 더 큰 일을 도모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작은 조직인데 우두머리가 이런 저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내 사람 아니라고 모르쇠 한다면 기회를 봐서 탈출하는 게 낫다. 실은 지지자가 없이 '증명'은 어렵다. 인격자가 아닌 사람들은 폄하하거나 묻어 버린다. 인격자가 드물지는 않아 살면서 꽤 보기는 했는데, 때로는 내 주변에 거의 없을 때도 있었다. 그저 복이고 운이다. 그래도 몇 십 명 정도 되는 조직이라면 호경기라도 악전고투하는 부서가 있기 마련이니 기술로서 지원할 방법을 상의하고 찾아보자. 지지자를 만들며 잘 나가는 부서에도 제안할 근거가 생긴다. 이렇게 생긴 지지자는 기술 활용방안을 스스로 상상할 줄 알게 되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아예 과제를 품의하여 이끌어 나가는 등 두고두고 윈윈하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출처: 세일즈포스닷컴 - 직장에서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은 단 1시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https://www.salesforce.com/kr/hub/organization/building-trust-workplace/

 

기획 부서나 예산을 통제하는 부서나 임원이 기술을 두고 쓰임을 상상할 줄 알고 논의를 이끌어낼 줄 알면 더할 나위가 없겠건만, 생각 이상으로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디어를 논의하자는 제안조차 짜증스럽게 받아들이는 때도 흔하다. 시간이 걸리는 걸 정말 싫어하고, 해봐야만 아는 것들이 있음에도 정략적인 목표를 요구한다. 우리나라에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없는 걸 감안하자. 분명한 사례나 리스크가 없는 안만 바라는 조직이 태반이라고 마음을 다독이면 힘은 빠지겠지만 아마 상처는 적을 것이다. 사례가 많든지 리스크를 전가할 수 있든지 하여 기간과 효과를 특정하여 시작할 만한 과제가 아니면 쳐다보기조차 꺼리는 중간관리자와 의사결정권자는 전세계에 흔하다. 지구촌 평균이 이렇다고 전제하자.

 

때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다. 내가 기간과 효과를 일단 정하며 성공지표를 탄력적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나 자신과 속한 팀의 역량을 갖추며 지지자를 늘리는 게 최선이다. 특히 시간을 포함한 여건이 허락하는 한 '우리'의 가능성을 가시화하여 구성원 모두가 상상하게 하자. 신뢰를 기반으로 큰일을 같이 하려면 인내심은 필수이다. 징글징글해도 누군가는 운이 좋든 나쁘든 당연하다는 듯이 끈질기게 해내고 있다. 이를 모른 체하지는 말자. 더불어 기록은 필수이다. 회사를 전쟁터로 회사 밖은 지옥으로 비유하곤 하지만, 과로사가 아닌 이상 실제로 목숨을 잃을 일은 드물다. 기록만 알차다면 언제든 어디에서든 제2, 제3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칼 세이건은 납세자의 돈으로 일하고 있으니 납세자의 이해와 지지를 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곤 했습니다.
지지자를 만드는 데에 둘째 가라면 서러울 칼 세이건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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