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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걱정스러운 눈길이 느껴지는 '랜선 사회'

by wizmusa 2023. 6. 26.

랜선 사회 -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저자: 에이미 S. 브루크먼 / 번역: 석혜미 / 한빛미디어 2023-05-15

원제: Should You Believe Wikipedia? (2022년)

https://www.hanbit.co.kr/store/books/look.php?p_code=B4874237246

 

2023년을 살면서 내가 사는 우리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는가 가끔 고민을 합니다. 그러다 인터넷과 요즘 세태를 다룬 몇몇 글을 찾아 보면 관점이 제각각이며 최근 이슈에 국한한 글이 태반이라 아쉬움을 많이 느끼곤 했습니다. 이 책은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인데도 인터넷 태동부터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변화해온 이력을 빼곡하게 전해줍니다.

 

인터넷이 웹 브라우저를 통해 대중화됐다고 치면 대략 30년, 유즈넷까지 감안하면 그보다 오랫동안 인터넷 커뮤니티는 우리 사회 한 구석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더불어서 기존 매체에 비해 더 생활에 밀착하면서부터는 변화하는 속도를 우리 사회가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해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는 형국이 된 지도 오래입니다. 문제가 없었다면 이 책이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둘러싼 삐걱임과 누구도 확연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의 면면을 짚고 나서, 저자는 아주 나즈막하게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책을 읽다가 종종 참 조용조용한 양반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지경입니다. 정치인이 아닌 학자로서의 입장이라서 그랬을까요? 때문에 이 책에서 논지를 전개하는 내내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독자 성향에 따라 완독하기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래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뭐 하나 뺄 내용이 없습니다. 조곤조곤 필요한 사항을 추렸기 때문이겠습니다. 우리 사회를 이해하며, 현재 상황을 근거로 삼은 논지를 전개하고자 할 때, 이 책은 객관적이자 따스한 근거를 제시해 주리라 믿습니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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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온라인 커뮤니티는 진짜 공동체일까?

공동체란 무엇일까? / 나 홀로 볼링 / 느슨한 유대의 힘 / SNS가 가져다주는 것 / 제3의 장소, 집과 직장의 일상에서 벗어난 곳 / 모니터 속 제3의 장소 / 뉴비, 고인물, 리더, 올드비 / 커뮤니티의 암묵적 규칙 / 정리하기 / 응용하기

 이 책은 내가 조지아 공대에서 20년간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온라인 커뮤니티 설계'를 강의하며 거듭 익힌 내용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온라인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내용뿐 아니라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이론도 독자에게 유용했으면 한다.

 따라서 에이미 조 킴의 분석에 따르면 "고인물을 보상"하고 "리더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 설계의 핵심 원칙이다.

 (세렝게티 초원 스냅 사진에서 동물을 파악하는 프로젝트) 스완슨 등은 교육을 받지 않은 자원봉사자 여러 명의 판단이 97.9%의 정확도를 보인 반면 전문가 한 명은 96.6%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전시형 주: 이미지에서 보편적인 개체를 식별하는 일은 비전문가가 뛰어날 수 있지만, 텍스트와 같이 보다 적극적인 해석을 요하는 작업에서는 속기사와 같은 전문가의 성과가 훨씬 뛰어났다.)

 

02 / 온라인 협업으로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까?

백과사전의 죽음과 위키피디아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 무엇이 사람들을 참여하게 할까? / 블로그 댓글로 수학 정리 증명하기 / 온라인 협업으로 과제 해결하기 / 위키피디아는 어떻게 돌아갈까? / 오픈 소스 프로젝트, 성당과 시장 / 협업으로 창작하기 / 협업의 유쾌한 실패 / 정리하기 / 응용하기

 자발적 참여자들이 기여하는 작업 전체를 놓고 보면 가장 활발한 참여자 일부가 상당한 분량을 수행한다. 사워만과 프란조니는 주니버스 프로젝트 7개를 검토한 결과 봉사자 중 상위 10%가 전체 작업의 80%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중략)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 다른 동료 생산에도 같은 패턴이 나타난다.

 영어 위키피디아의 conspiracy theory 페이지는 존 F. 케네디 암살 관련 의혹이나 달 착륙이 거짓이라는 설을 다루는 한편 네덜란드어 위키피디아의 페이지는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퍼진 음모론을 담고 있다. 독일어와 히브리어 페이지에는 반유대주의적 음모를 다루는 방대한 내용이 실려 있다. 음모라는 개념 자체가 문화권에 따라 상대적이다.

 egoboo 에고부: 돈을 받지 않고 하는 작업을 잘 끝낸 것에 대해 인정과 칭찬을 받는 것. 예: 오픈소스 프로젝트 따위에 기여 했을 때에 느끼는 성취감. 오픈소스를 '에고부의 효율적 시장'이라고 설명한다.

 

03 / 위키피디아를 믿을 수 있을까?

어떻게 알까? / 불확실한 감각으로만 알 수 있다, 내적 실재론 /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인식론 / 진실은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구성주의 / 지식의 구성을 유도하는 메커니즘, 동료 평가 / 동료 평가도 때로는 실패한다, 시금치 도시전설 / 가장 신뢰도 높은 정보 혹은 거짓 인용의 고리, 위키피디아 / 정리하기 / 응용하기

 

04 / 인터넷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꿨을까?

지식 형성 공동체에 참여하기 /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것은 조종사만이 아니다 / 거리를 넘어 / 세계관을 공유하는 에코 체임버 / 지구평면설의 증명은 과학을 닮았다 / 인터넷은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조장할까? / 트롤이 몰려온다 / 결과물의 수준 / 정리하기 / 응용하기

 트롤은 소름 돋고 불편한 콘텐츠를 퍼뜨리고, 싸움을 걸거나 난리를 쳐서 사람들을 화나게 한다. 순전히 장난질로 어떤 정체성, 신념, 가치를 표방하기도 하고, 온라인 포럼에 스팸으로 침입하거나, 목표 주거지에 피자 수백 판, 택시, 심지어 FBI 특수부대를 보내는 식으로 불화와 싸움을 촉발한다. 트롤들은 저마다 전략은 다르지만 목적은 'lulz'라고 말하곤 한다. 'lol'에서 파생된 말로 자유분방하지만 악의적인 유머를 뜻한다.

 

05 / 온라인에서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왜 중요할까?

우리는 타인 앞에서 언제나 연기한다 / 표현한 인상과 드러난 인상 / 앞무대와 역할 / 온라인 정체성, ID / 온라인 정체성의 요소 / 사이버 애인의 특별한 사례와 온라인 성별 / 정체성 실험하기 / 정체성 속이기 / 나이와 인종 / 특정 인구 집단을 위한 커뮤니티 / 공개적인 대화 공간과 흑인들의 블랙 트위터 / 프라이버시 / 수영장에 싼 소변 치우기 / 익명에서 실명 인증까지 / 익명과 실명 인증 사이, 가명이 필요한 이유 / 익명성과 책임성 / 온라인 정체성의 미래 / 정리하기 / 응용하기

 

06 / 온라인에서 나쁜 행동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할까?

행동을 규제하는 요소 / 법률 그리고 혐오 발언의 딜레마 / 표현을 규제하는 법률 개선하기 / 규칙과 사회 규범 / 예의 바른 사이트와 혐오적 사이트 / 기술 그리고 소프트웨어 / 관리 제도 도입하기 / 나쁜 콘텐츠 예방하기 / 온라인 조리돌림 / 인공지능과 딥페이크 /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 가치가 중요하다 / 정리하기 / 응용하기

 (Skyrim이라는 게임 영상을 게시하는 할머니인 Shirley Curry의) 유튜브 채널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모든 사람들이 놀랍도록 정중했다. 신입이 무례하게 굴면 고인물이 즉시 개입해서 행동을 지적했다. 커리는 무례한 사람을 지적하는 과정조차 정중한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집단은 예의를 사회규범으로 발전시켰고 집단의 리더와 다른 구성원들에 의해 규범이 강화됐다.

 레딧은 2015년 서브레딧 '뚱땡이 혐오'를 폐쇄했고, 이쉬와르 찬드라세카란, 에릭 길버트와 동료들은 그 결과 레딧 전체에 혐오 발언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뚱땡이 혐오'나 'Coontown(인종차별주의자 집단)' 등 혐오 집단 구성원들은 다른 서브레딧을 찾아가 이전에 하던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혐오 발언의 총량은 줄어들었다.

 

07 / 비즈니스 모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이트 사용료와 콘텐츠 품질의 관계 / 고객 서비스 비용 /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 규제로서의 비즈니스 모델 / 어떤 형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까? / 정리하기 / 응용하기

투 페키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유튜브는 시청자들을 극단주의의 늪으로 몰아가고, 그 사이 구글은 관고료를 쓸어담는다." 유튜브는 이윤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믿게 만드는 사이트가 됐다. (중략) 유튜브 같은 기업은 사람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중략) 유튜브는 사실이 아닌 콘텐츠가 개인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 광고 시청을 최대화하려고만 하고 있다.

 

08 / 인터넷은 어떻게 인간의 최선을 끌어낼 수 있을까?

공동체 / 협업 / 진실과 지식 / 정체성 / 나쁜 행동을 인지하고 관리하기 / 교육된 시민의 필요성 / 바라는 점 그리고 설계

 고의적인 허위정보는 실수로 발생한 오정보보다 수정하기 어렵다. 국가 주도의 허위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데, 대부분은 여론 조작을 위해 설계된 것이다. 러시아의 '트롤 농장 troll farm'은 지난 몇 년 간 미국 내의 분영을 초래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다만 이들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분명하다. 그 콘텐츠를 파악하고 차단할 방법은 있겠지만, 그러면 그들의 방식도 더욱 복잡해져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정보의 '군비 경쟁'에 갇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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