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인건비를 필요악 정도로 여기는 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구 만 명당 로봇 대수로 산출한 로봇 밀도가 2위와는 압도적인 차이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꽤 유명합니다.
[더차트] 세계 車생산 5위 한국, 로봇밀도는 압도적 1위
차유채 머니투데이 2023/05/2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872436
현존하는 기술로 가능한 자동화를 벌써 세계 최고로 많이 산업 현장에 도입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조선업에서 '이어갈 세대가 없다'는 현상은 로봇과 인공지능을 위시한 자동화 기술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한국인 숙련공이 없어도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와 자리를 메꿀 수만 있다면, 다시 말해 한시적인 이민노동자와 불법체류 노동자로도 기업 경영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나쁠 건 없습니다. 결국은 목표한 금액을 벌어 귀국하거나 안정적인 다른 직장을 찾아갈 사람들만 산업현장의 암묵지를 체득할 기회를 누림으로써 결국 해당 기업의 쇠락을 예정하고 있는 형국을 우리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뿐입니다.
[full] 숙련공 소멸, 제조업이 무너진다
추적60분 1343회 KBS 23/11/10
https://www.youtube.com/watch?v=3I7ApxxCD_E
"조선업 경쟁력 유지하려면 5년간 4.3만명 더 필요"
이상현 2022/10/23 디지털타임즈
https://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2102302109932031003
(2022년) 조선업 종사자 숫자는 7월 기준 9만2394명으로, 2014년(20만3441명) 대비 5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희망과 의지입니다. 먼저 섣부른 추측을 하자면, 정주영에게 조선업, 박태준에게 제철업, 이건희에게 반도체산업이 돈벌이 수단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들의 업적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고 기사를 좀 본 정도입니다만 무에서 유를 끌어내며 온갖 악재를 이겨낸 이유가 고작 돈만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제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도 주저앉는 일만 남은 조직은 이제까지 하지 않은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조선업을 비롯한 제조업이 생산성을 높여 다시금 경쟁력을 갖추려면 저임금 기반으로 야근, 특근을 해내는 게 아니라 단위시간에 더 많이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말만 쉽긴 합니다. 이걸 해내고 싶은 사람이 이끌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오지 않은 설비와 로봇 대신에 걸음마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Tesla의 Optimus 같은 로봇이 조선소에서 일할 날이 언제쯤 올까요?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5년은 아닌 듯하고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아직은 모릅니다.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다는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과 같이 인간에게 쉬운 게 아직은 로봇에게 어렵고 어찌어찌 해봐야 너무 느릴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직 나오지 않은 적당한 로봇을 기다리기보다 빠른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첨단기술로 만든 도구를 주는 겁니다. 지구 끝까지 뒤져 찾아야 하며, 팔지 않으면 만들어야 합니다. 산학협력이나 공모 등 방법은 더 있습니다.
https://www.newgrounds.com/art/view/xdrako/future-soldier
아직까지 인간을 대체하지 못한 작업 영역에는 입어서 구동하여(wearable) 생산성을 높이는 장비, 인간을 보조하는(assistant) 협동 로봇(co-robot)을 투입하는 방안을 많이 제안합니다. 최근 몇 년 간 관련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목표로 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데 생각보다 더 잘 동작할 거라 기대합니다. 다만, 이 방식은 몇몇 경영진의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여전히 사람 직원을 필요로 하고 교육 훈련과 같은 비용 역시 들여야 합니다. 영업이익과는 무관할 정도로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기에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있는 경영진이 꽤 많은 게 현실입니다. 장비, 설비를 도입하여 진입장벽을 낮추어 초보자도 생산성 높게 성과를 내는 건 환영하지만, 전문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고 성과만 높이는 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듯합니다.
정서적인 장벽만 경영진이 극복하면 가능성이 늘어납니다. ChatGPT를 위시하여 LLM을 비롯한 foundation model, multimodal model 등은 로봇과 장비를 발전하게 합니다. 자동화의 끝판왕이 될 Agent로서의 로봇이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assistant로서의 로봇으로도 어마어마한 혁신이 가능할 겁니다. 가능한 방법을 도입하고 암묵지를 키워나가길 바랍니다. 전세계 그 누구도 쫓아오지 못할 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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