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의 슬라이드를
20분 동안 발표 하되
30px로 글씨 크기를 유지하라
요즘 예산철이라 PPT만 줄창 만집니다. 그러다 보니 PT 자료 작성에 대한 여러 경구들이 다시금 머리 속을 휘젓네요. 위의 10/20/30 규칙은 가이 가와사키의 PT에서 처음 본 제언입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워드와 프리젠테이션을 제대로 구분 못 하던 시절에 봐서 더욱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세상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더군요. 제가 요점을 콕콕 집어내지 못해서이겠습니다만.
다행히 PT에 대한 여러 상식들이 많이 퍼진 관계로 10/20/30 규칙 중 10/20은 모두가 받아들이는 듯 합니다. 하지만 12 포인트를 자주 써야 하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광고회사 PT가 아닌 이상은 슬라이드에 뭔가 채워주지 않으면 허전해 하는 청중이 많습니다.
PT를 하는 입장에서도 슬라이드에 주저리 주저리 채워 넣은 글을 이용할 때가 많긴 합니다. 실제로 30 포인트 글씨로 PT를 하려면 도리어 글을 채워 넣는 PT보다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하거든요. 스티브 잡스처럼 할 자신이 없다면 어느 정도는 글로 채우라는 PT 강사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굳이 30 포인트의 글꼴 크기를 고집할 필요도 없는 듯 합니다. 요는 청중이 잘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투자예산안이면 예산을 따면 되고 설명자료라면 잘 알아듣게만 하면 됩니다.) 어차피 청중은 잘 보이지 않는 12 포인트의 글씨는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가 버릇 하니까요. 청중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고 PT를 할 수만 있다면 12 포인트가 아니라 7 포인트라도 써먹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럴 리야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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