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찾는 물건이 잘 안 보이면 주변에 있을 종업원을 찾아 물어 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시기는 특정하기 힘듭니다만 언젠가부터는 사려는 물건이 어디 있는지 물어볼 만한 종업원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점당 직원 수가 이전에 비해 줄은 것으로 보입니다.
완전경쟁시장이라면 고객을 불편하게 하는 마트는 도태하고 혜택으로 가득찬 마트가 시장을 지배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대형마트는 과점시장이니 별 수 없겠습니다. 적자라서 인력을 많이 쓰지 않는다는 게 이유일 텐데, 실적이 나빠서 직원을 덜 쓰는지 직원을 덜 써서 실적이 나쁜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으로는 살 사람, 팔 사람 모두 많지 않다는 게 2020년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한참 겪는 문제입니다.
어찌 됐든 마트 입장에서는 사람 직원을 대신해서라도 안내 수단은 있어야 합니다. 고객들이 스마트폰앱에 상품 위치 같은 문의를 하길 바라겠지만, 카트를 끌다 말고 스마트폰앱을 켜서 타이핑하기는 번잡합니다. 때문에 키오스크가 대안이 되기 좋은 도구입니다. 카트에 적당한 크기로 (튼튼한) 태블릿을 다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쉽게도 상당수 마트가 POG를 두고도 매대와 상품 위치를 데이터베이스에서 특정하지 못하기도 합니다만, 의지만 있으면 해결 가능할 겁니다.
2020년 한국 유통시장은 이미 업체 별로 자동화할 수 있는 한 자동화를 이룬 상태입니다. 알파고가 나온 이후로 인공지능이나 로봇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일자리를 줄인 게 아닙니다. 발등의 불을 끄고자 직원을 넉넉히 두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느새 결품 감지, 품절 되기 전 재고 주문, 적시 제품 진열 등 유통업체 현장에 이슈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비단 한두 업체 문제만이 아닙니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 고객이 실망하지 않고 즐겁고 편리하게 쇼핑을 마칠 수 있게 하려면 사람을 쓰든 자동화를 하든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현황을 계량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했던 비중이 '경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기업이 계속 주도권을 잡아나가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정치가 불안요소였던 시절에는 시장 외부요소가 이 판을 흔들었을 텐데, 외국자본이 얽히고 섥히기까지 한 2020년도는 어쩌다 보니 진짜에 가까운 실력으로 승부가 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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