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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기를 덜 써도 시원한데 자리는 차지하는 방법

by wizmusa 2024. 10. 14.

전기 없이도 시원하고 쾌적하게 지속 가능한 천연 냉방과 냉장 기술이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첨단 온실, 독일의 groundfridge, 저희 할머니댁 부엌 광 사례를 소개합니다. 재생 에너지만이 아니라 친환경 설비에도 주의를 기울이길 바랍니다.
 
싱가포르 Gardens by the Bay에는 거대한 온실 건물이 있습니다. 전기를 거의 쓰지 않고 냉방을 하고 습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고온다습한 바깥 날씨에 허덕이다가 온실에 들어갔을 때에 상쾌하게 시원했던 공기가 기억이 납니다. 온실 내부에는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냉방하는 원리를 친절하게 설명해두었습니다. 온실을 빼고도 상당히 큰 시설을 이용하는 터라 꽤 놀랐습니다. 천연 공조라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은 컴프레서 역할이 필요하므로 모터를 돌리지 않으려면 그에 준하는 커다란 설비가 필요했습니다.

Gardens by the Bay - Sustainability Efforts

https://www.gardensbythebay.com.sg/en/about-us/our-gardens-story/sustainability-efforts.html

 
아래 사진은 부유한 독일 가정에서 쓰곤 한다는 groundfridge입니다. 역시 전기를 쓰지 않고 지하수와 주변에 심어둔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선선함을 유지합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공간에 비해 필요한 땅이 큽니다. groundfridge 역시 상당히 큰 설비인 셈입니다.

뒷마당쯤 되는 곳 지하에 광을 만들었다.
전기로 냉장하지 않아도 항상 서늘하고 적당히 습하여 과채류를 신선하게 오래 보관한다.
저장공간에 비해 차지하는 자리가 꽤 크다.

 
(직전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런데 외국에만 이런 시설이 있었던 게 아닙니다. 제 친가는 양옥이긴 해도 언제 지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 되었습니다. 독특하게도 부엌 안에 우물이 있었고 반지하 정도 깊이에 채소를 보관하는 광이 붙어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보던 시설이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중에서야 할머니께서 자랑하시는 말씀을 듣고 흔하지 않은 시설임을 깨달았습니다. 겨울에는 훈훈하고 여름에는 시원했습니다. 당근이 마르지도 않고 썩지도 않은 채 오래 갔던 게 지금 돌이켜 보니 신기했습니다. 반지하나 지하 방을 겪어봤다면 단순히 깊이만 가지고 이런 천연 공조 광을 만들지는 못함을 알 만합니다. 한국에서는 사라진 건축 노하우일까요? 가끔 주변에 물어보았다가 모른다는 답만 들었습니다.
 
아쉬운 건 아쉬운 것이고, 2024년은 재생 에너지조차 덜 쓰는 지속가능한 공조와 난방 설비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입니다. 2024년 10월 미국 플로리다에 불어닥친 허리케인까지 가지 않더라도 한국 날씨 또한 불안 불안합니다. 우리 인류는 기후가 지금보다 더 급변해도 견딜 수 있을까요? 인류는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은 무책임합니다. 절반만 죽느냐 1할만 죽느냐를 셈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발전만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근래에는 생성형 AI까지 나서는 통에, 전력 수요 틀을 바꾸지 못하면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게 뻔합니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노력과 더불어 전력을 덜 쓸 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아이디어 경연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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