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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포탈 댓글은 사회를 읽는 중요한 자료

by wizmusa 2014. 6. 26.

 언젠가 DAUM의 뉴스를 보다가 댓글 중에서 '불체자'라는 어휘를 발견했다. 이 때는 이 말의 뜻을 잘 몰랐다.[각주:1] 눈이 갔던 다른 댓글을 봤더니 '불법체류자', 정확히 말해서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준말이었다. 흘러가는 댓글들을 보니 '외국인 불체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어마어마했다. 관심이 가는 사람들은 이 주제에 대해 검색을 해보기를 권한다. 난 정말 충격 받았다.

 국내 포탈에 비해 공정하다는 평을 듣는 구글 검색만 해도 '불체자'라고 하면 미국에 불법입국한 사람들 얘기가 먼저 나오고[각주:2] 한국 뉴스 검색결과로 한정해서 봐도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우선시 한 결과들만 나오는 편이다. 내가 본 저 적개심들은 찾을 길이 없었다.

 포탈의 댓글들이 자정작용의 한계선을 넘은 지가 오래이긴 하지만 악플 양산소라고만 폄훼 받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옳은 말만 가려 들으라는 공자님 말씀을 할 의도 또한 없다. 단지 인터넷에서라도 적개심 표출 밖에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장소가 사라져서는 곤란하다고 본다.[각주:3] 티 없이 밝고 맑은 세상만 보고 노래하다가는 어떤 날벼락을 맞을지 모르는 세상을 살자면, 증오가 스물 스물 기어 나오는 어두운 곳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유유상종하는 특성이 있어 눈이 가려지는 일도 많기에 포탈 댓글 같은 창구가 필요하다.

 당연히 그러한 창구가 포탈 댓글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저 건강하지 못한 목소리가 들리게 하여,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데에 보탬이 된다는 전제만 충족하면 어떤 수단이든 좋다.

  1. 부끄럽게도. [본문으로]
  2. 물론 인위적 조작은 아닐 것이다. [본문으로]
  3. 악플을 감내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악플이라는 낱말이 해악성을 가리는 면이 있다. 인신공격은 범죄로 다루며 처벌할 일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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