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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현장에서 기적을 이룬 탈라탄 태양광 발전소

by wizmusa 2024. 5. 5.

고비사막에 있는 2.2GW 규모의 탈라탄 태양광 발전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2012년부터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기 전에는 98.5%가 사막인 척박한 지형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자갈과 모래가 쓸려 내려와 값비싼 장비에 흠집을 낼 위험이 있었습니다. 사막답게 태양광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여건은 좋지 않았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잔디를 심어 보았습니다. 패널에 금새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린 물이 잔디에까지 충분히 전달되었으며, 패널이 바람을 완충하여 표토를 적시는 물이 증발하는 속도를 늦추면서 풀이 아주 크게 잘 자랐습니다. 우연히 사막을 푸르게 만든 셈입니다.

 

그러나 풀이 패널보다 크게 자라나서 패널을 가릴 위험이 생겼습니다. 제초제, 예초기 등 알려진 방법을 몽땅 동원해보았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태양광 양(photovoltaic goats)을 투입했습니다. 양떼는 풀을 뜯고 배설물을 남기며 태양열 공원(solar park)을 나날이 푸르게 가꾸었습니다. 2022년에는 발전소 땅의 80%가 식물로 덮였고 양 2만 마리가 공원을 돌아다니며 패널 청소 부업을 하는 지역 목축업자들에게 추가 수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양떼도 두 배로 늘어 2만 마리가 되었습니다. 발전소는 목축업자들에게 우리를 4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양떼는 풀을 먹고 배설물을 남기며 solar park를 더욱 푸르게 가꾸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양을 기르는 방법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있었습니다. (https://techrecipe.co.kr/posts/19458) 태양광 발전소에서 양이 풀을 뜯는다는 정도로는 특기할 만하다기에 불충분합니다. 탈라탄 태양광 발전소가 대단했던 점은, 고비 사막이라는 험지에서 줄줄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며 발전소 사업을 궤도에 올린 추진력에 있습니다. 단발적인 투자가 아닌, 지속적인 운영 비용 절감까지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입니다. 단순히 책상 앞에서 구글 지도를 돌려 보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자갈까지 날아드는 모진 바람과 싸우며 목축업자들의 존재와 양떼 규모를 파악하고, 그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내 패널 청소까지 맡길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획을 구상하고 실현하는 장소는 현장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박도 이끌어내는 요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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